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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수 없이 일하는 어려움(feat.혼자서도 잘해요)
이지윤(Jeanne)여기어때
2023년 9월 19일
원문에서 보기 ↗사수 없이 일하는 어려움 | 혼자서도 잘해요
글. 이지윤(Jeanne) / Product Strategist

안녕하세요. 여기어때 프로덕트 전략가(Product Strategist) 이지윤(Jeanne)입니다.
저는 직무 전환으로 여기어때 프로덕트 총괄에 입사한 케이스예요. 그전에는 마케팅 직무로 일했어요.
그런데 직무를 애써 변경했지만, 회사에서도 새로운 직무였고, 사수도 없고, 함께 일하는 팀원도 없는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인 상황이었답니다.
새로운 회사, 새로운 팀, 새로운 직무… 게다가 나 혼자인…!!
이런 상황에서 여긴 어디? 나는 누구? 이런 혼란스러운 마음이 클 수 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다행히 입사 1년이 넘은 지금은 잘 적응해서 동료들과 재밌게 일하고 있는데요.
당시 어려웠던 점 3가지를 극복하면서 얻은 깨달음을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어려웠던 점 3가지
1. 백그라운드 없이 일하는게 어렵다.
입사 처음에는 누군가 저를 붙잡고, 업무나 회사 전반에 대해서 교육을 해주는 모습이 상상되죠. 그런데 제 입사 초 모습은 혼자 덩그러니 앉아서 슬랙과 빈 이메일함만 들락날락했던 것 같아요.
함께 일하는 팀원도 없고, 사수도 없다보니 인수인계는 차치하고서라도, 캐주얼한 질문이나 논의를 할 사람이 없었습니다. ‘내가 너무 짜치는(?) 질문을 하면서 고귀한 팀장님의 시간을 뺏는것이 아닐까?’하는 혼란스러움이 머리 속을 빙빙 돌았어요.
2. 내 자리를 만드는 것이 어렵다.
두 번째 어려웠던 것은 제가 회사에 필요한 사람인지 확신을 갖는 것이었어요.
프로덕트 전략이란 직무는 원래 여기어때컴퍼니에 존재하지 않던 직무였어요. 좋게 말하면 제가 프로세스를 다시 정립하는 단계에 참여하지만, 나쁘게 말하면 회사의 모든 프로세스가 제 직무 없이도 잘 정립된 상태였어요.
당연히 회사의 판단 아래 필요에 의해 뽑았고, 적격하다고 판단을 했기 때문에 제가 뽑혔다는 것은 알지만, 막상 입사를 하고 보니 제 자리가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처럼 느껴졌어요.
‘나조차도 내가 왜 필요한지 잘 모르겠는데 다른 사람들은 오죽할까?’ 이런 회의감이 때론 들기도 했어요.
3. 사람을 움직이는 것이 어렵다.
마지막으로 어려운 것은 바로 커뮤니케이션과 관련되었는데요.
다른 사람에게 요청하게 된 일이 왜, 지금, 필요한지를 설명하고 설득하는게 너무 어려웠어요.
이전 회사에서는 제가 설득시켜야하는 이해관계자의 분류가 많지 않았어요.
예를 들어, 이전 회사에서는 제가 속한 마케팅팀, 그리고 그 마케팅팀과 관련된 다른 마케팅 부서와 영업 부서, 파트너사 정도로 보통 영업 또는 마케팅 직무의 분들과만 이야기를 했다면, 지금은 프로덕트, 디자인, 마케팅, 개발, 영업, 재무, 법무 등 아예 다른 관점과 견해를 가진 분들을 이야기를 해야하다보니, 하나의 일을 각기 다른 관점에서 왜, 지금, 필요한가를 이야기하는 건 정말 다른 수준의 일로 느껴졌어요.
또, 설득의 대상자가 실무진뿐만 아니라 임원진의 레벨까지도 포함되었다는 것도 어려운 점이었어요. 특히 전 직장은 대기업이었다보니 ‘감히 저연차 주니어인 내가 어떻게 저 분들과 이야기를 하지?’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어요.
다시 생각해도 굵직한 어려움이었지만 이를 극복해나가는 과정에서 3가지 깨달음을 얻었어요.
배운 점 3가지
1. 콜드 스타트 프라블럼(Cold Start Problem)은 나한테도 적용된다.
‘콜드 스타트 프라블럼’이란 쉽게 말하면 선순환을 어떻게 어디서부터 만들 것인지의 역설을 의미해요. 예를 들어, 나의 비즈니스가 공급자와 수요자가 있어야지만 운영될 수 있는데, 처음엔 공급자와 수요자가 둘 다 없을 수 밖에 없죠. 또 수요자가 있으려면, 공급자가 있어야하고, 공급자가 있으려면 수요자가 있어야하는 문제예요.
이 문제가 저한테도 적용되었던 것 같아요. 백그라운드를 알아야 좋은 질문을 하는데, 아는 것이 없으니 무엇을 질문해야할지도 어려웠어요.
이 악순환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뭐라도 알거나’ 또는 ‘뭐라도 질문하거나’ 둘 중 하나를 시작할 수 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저는 회사에서 사용하는 툴(컨플루언스, 지라, 슬랙, 구글드라이브)의 문서를 그냥 열심히 읽기 시작했어요.
제가 할 프로젝트와 관련된 키워드를 여러 개로 바꿔서 검색도 해보고, 프로젝트와 관련된 사람이 작성한 문서도 읽었어요.
그리고는 아무나라도 일단 찾아가서 커피챗을 요청하고, 밥도 먹으면서 질문을 하기 시작했어요. 그게 멍청한 질문으로 들릴지라도 ‘저는 주니어이고, 저는 입사한지도 얼마 안됐고, 애기(?)입니다.’란 태도로 정신을 무장해서 그냥 물어봤어요.
혼자서는 이것저것 찾아보고, 둘 이상일 때는 내가 누구인지를 이야기하고, 어떤 사람인지를 들으면서 천천히 업무와 회사에 적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런 상황을 한 번 극복해보고 나니, 오히려 이제는 어떤 문제가 되었든 해결할 방향을 깨우치게 된 것 같아요. (게다가 이제는 챗GPT라는 강력한 툴이 생겨서 Input을 만들거나, 웬만한 질문도 마음껏 할 수 있게 되었어요.)
무엇이 됐든 Input을 일단 잔뜩 만든다. 그리고 질문한다.
2. 뭐라도 하는게 낫다.
두 번째로 깨달은 것은 내 자리를 만들기 위해서 무엇이 됐든, 어떤 종류의 일이라도, 일단 하는 것이 안 하는 것보다 낫다는 점이예요.
새롭게 생긴 직무이다보니, 무슨 일을 하던지 누군가의 일과 겹치는 상황이 생기거나, ‘이걸 내가 하는게 맞나?’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어요.
그렇지만 저는 그냥 했어요. 중요한 건 문제가 해결되는 결과값 을 얻는거지 문제 해결 과정을 누가 진행했는지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물론 과정도 중요하지만, ‘나조차도 내가 왜 필요한지 잘 모르겠는데 다른 사람들은 오죽할까?’하는 공허함을 달래기 위해서는 뭐라도 해야했어요.
그렇게 이것저것 다 하다 보니 새로운 업무 프로세스를 먼저 제안하기도 하고, 제휴점 인터뷰를 직접 하기도 하고, 영업 직무 분들을 교육하거나, 디자인 스프린트 마스터 역할을 하기도 했어요.
누군가는 잡부라고 얘기할 수도 있지만, 다양한 업무를 해보면서 내 능력의 범위를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어요.
또 무엇보다 이제는 더 이상 ‘내 자리가 있나?’ 고민을 하지 않고, 뭐가 됐든 시작해볼 수 있겠다는 마음가짐까지 갖게 되었어요.
3. 나만 진심인 게 손해가 아니다.
왜, 지금, 필요한지를 설명하고 설득하는게 어려울 수 밖에 없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심지어 나조차도, 왜, 지금, 필요한지를 알 수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나도 왜 하는지 모르는데, 그걸 완전히 다른 관점을 갖고 있는 누군가에게 해달라고 하면, 더 이해를 못할 수 밖에 없는거죠.
이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첫 번째로는 나부터 일의 이유를 완전히 납득하기 위해 오히려 리더분들을 괴롭혔어요. 이 일을 왜 해야하는지, 다른 방향으로의 고민은 없었는지, 왜 지금이 적합한 시기인지 등을 이야기하면서, 일의 중심을 알고 나니 설득의 포인트가 명료해질 수 밖에 없었어요.
두 번째로는 진심을 다해 이야기했어요.
설득이 어려울 수 밖에 없는 또 다른 이유는 거절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거절이 두려운 나머지 ‘어차피 저 사람은 이 업무에 관심이 없을텐데? 이미 정해진 답이 있을텐데?’ 등 핑계거리가 늘어나기 마련이예요.
그렇지만 내가 진심을 다해 이야기하고, 진심으로 일을 대할 때의 장점은 받아들이는 사람의 문제만 남는다는 거예요. 이걸 깨닫고 나니 어느순간 마음이 편해지게 되었어요.
‘나만 또 진심이지?’란 마음으로 상처를 받기 보다, ‘나만 진심이면 되지’란 태도를 가지니 누구와 이야기해도 거절에 대한 두려움을 비교적 덜 수 있었어요.
마치며…
사람은 어려움을 직면할 때 오히려 행복해진다고 해요.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이 괴로웠던 나날을 상상하실 것 같지만, 다시 돌이켜보면 행복한 날도 많았어요. 또 어려움이 있었던 덕분에 조금 더 단단해진 것 같아요.
그렇지만 사수는 늘 주변에 있었어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당연히 혼자서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는 거예요.
혼자서 해결할 수 없는 어려움이 생길 때에 어쨌든 나를 도와주는 리더와 동료가 있을 거라는 믿음으로 책임을 나눠가졌을 때에 비로소 팀으로서 움직일 수 있게 되었어요.
직무 전환이나 사수 없이 일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계신 분들이 이 글을 읽고 희망을 갖게 되기를 바라며 이 글을 마칩니다.
이번 글 요약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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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 및 편집: 이소연(Jetty) UX Wri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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