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챠파티@무비랜드: 팀 크리에이티브
2025년 5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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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설지만 의미 있는 선택, 〈퀸 크랩〉과 〈후 아 유〉로 본 왓챠의 감각 Part 2
왓챠파티@무비랜드 회고 두 번째 편입니다. 이번 편에서는 낯설지만 그래서 더 특별했던 기획 아이디어와 왓챠팀의 비주얼 역량이 유난히 빛났던 두 개의 테마를 소개합니다. 왓챠와의 만남이 '운명'처럼 느껴졌던 〈퀸 크랩〉은 제인이, 가장 오랜 시간 준비해 다각적인 기획이 빛을 발한 〈후 아 유〉는 세로가 글을 맡았습니다. 이 두 테마를 통해 왓챠팀의 감각과 실행력이 어떻게 오프라인 파티로 구현되었는지 이야기해 볼게요.
왓챠파티@무비랜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돌을 주문해 '눈알 스티커'를 붙이는가 하면, 폐조명과 연출할 '설탕 유리'를 만들기도 했는데요.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모두가 자진해서 작은 것 하나라도 도전해 보곤 했습니다.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했고, 팀의 시너지를 가장 큰 원동력 삼아 때로는 우리가 판 무덤이다 탄식하면서도, 그 고통스러운 방식으로도 창작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중에서도 팀원들의 활발한 상상력과 실행력으로 완성된 6월의 테마, 〈퀸 크랩〉을 먼저 소개해 볼게요.
1회차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돌과 2회차 〈트루먼 쇼〉 무대조명은 무비랜드에 기증되었다.
영화를 보는 취향은 다양하다. 세상이 몰라줘도, 때로는 용기 내어 용감하게 추천하고 싶은 영화가 있다. 가끔은 이야기가 허무맹랑하고 무모할수록 만족스럽다. 조금이라도 그런 마이너 한 취향을 가지고 있다면, 당신의 DNA 깊숙한 곳에는 B의 의지가 흐르고 있다! B 필름은 용기(BRAVE) 있게 도전하고, 상식을 깨는(BREAK) 사람의 향유물. 〈퀸 크랩〉이 당신에게 B의 의지를 이어받을 수 있는 등용문이자 시험대가 되기를! --- 〈퀸 크랩〉 테마 소개 중
6월, B필름 좋아하세요? 〈퀸 크랩〉
2022년 연말,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게'가 있었습니다. 왓챠 유저들의 입소문을 타고 바이럴이 된 영화 〈퀸 크랩〉. 왓챠도 조금 늦게 발견한 것이 아쉬울 만큼, 화제가 되었던 작품입니다. 해당 콘텐츠는 서비스 종료 직전, 왓챠 스트리밍 실시간 순위 1위를 기록하며 큰 주목을 받았고, 유저들의 요청에 힘입어 다시 왓챠에서 감상할 수 있게 되었어요. 유저들이 기억하는 이 대단한 '게'는 에너지 넘치는 6월의 테마로 더없이 어울리는 콘텐츠였습니다.
왓챠와의 인연도 특별했지만, 영화 자체가 가진 매력 역시 강렬합니다. 〈퀸 크랩〉은 모두가 아는 유명한 작품은 아니었지만, 한 번 보면 절대적인 재미를 선사하는 B 필름의 전형이자, 왓챠 유저들이 특히 애정하는 장르이기도 했습니다. 이런 남다른 콘텐츠로 오프라인 파티를 구현해 보고 싶다는 바람은 팀 내에서 오래전부터 있었고, 〈퀸 크랩〉은 그 바람을 실현해 줄 완벽한 선택이었죠. 다양한 취향과 장르를 아우르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 왓챠이기에 가능했던 기획이기도 했습니다.
왓챠 비디오 가게 운영합니다!
우리는 〈퀸 크랩〉을 둘러싼 상상력을 하나의 설정으로 구체화했습니다. "이 영화를 빌릴 수 있는 가상의 비디오 가게가 있다면 어떨까?" 바로 느낌이 왔어요. 이 질문에서 출발해 바로 실제 비디오 플레이어와 비디오 테이프를 중고 마켓에서 구매하고, 그에 맞는 공간 연출을 기획하기로 합니다. 바로 〈퀸 크랩〉이 스탠더드인 비디오 가게 말이에요! 모든 과정은 B 필름 특유의 기이하고도 유쾌한 에너지처럼 빠르게 흘러갔습니다. 이 가상의 비디오 가게에서 열린 취향을 가진 사람들을 모으고, 왓챠엔 이런 취향을 가진 다양한 유저들이 있다는 걸 보여주기로 계획했어요.
사무실에 쌓인 중고 비디오 테이프 & '비디오 가게' 티저 발행물(이런 멋진 3D 결과물은 쏘니의 골드핸드를 거친다.)
스스로 판, 창작 고통의 무덤
〈퀸 크랩〉 테마를 준비하던 2024년 5월 중순은 생성형 AI, 특히 '미드저니(Midjourney)'가 큰 화두였던 시기였습니다. 이를 직접 체험해 보고 싶었던 마일즈, 이스턴, 제인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죠. 단순히 왓챠에서 서비스 중인 콘텐츠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아직 세상에 발견되지 않은 더 다양한 이야기들을 상상하고 보여주고자 하는 열망이 컸습니다.
창작 지원자들은 메인 업무 틈틈이 시간을 쪼개 가상의 'B 필름 메이커'가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미드저니와 ChatGPT를 적극 활용해 궁금증을 유발하는 제목과 스토리를 구상하고, 이를 팀원들과 공유하며 이미지 생성 실험을 이어갔죠. 특히 평소에도 유머를 놓치지 않는 마일즈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전체 작업물의 절반 가까이를 도맡아 만들어냈습니다.
가상의 왓챠 비디오 가게를 위해 탄생한 비디오와 포스터
이렇게 탄생한 결과물들은 포스터와 비디오 커버로 가공되었고, 무비랜드 1층과 2층 전체 공간에 배치되어 상상 속의 '왓챠 비디오 가게'를 현실로 꺼내올 수 있었습니다. 각 작업물에는 왓챠에서 바로 감상할 수 있는 〈퀸 크랩〉 분류의 콘텐츠를 QR로 연결해, 관객이 곧바로 이어서 살펴볼 수 있도록 했고요.
왓챠 비디오 마음껏 구경하세요
6월 셋째 주 수요일, 단 하루를 위해 새롭게 제작된 〈퀸 크랩〉 포스터 역시 같은 방식으로 탄생했습니다. 무비랜드와 왓챠팀 모두가 탐낼 만큼 만족도가 높았던 이 포스터는, 지금 돌이켜봐도 유독 기억에 남습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창작욕이 폭발했던 마일즈와 이스턴에게 다시 한번 박수를! 유쾌하고 열정적인 동료들, 최고다!
없는 '게' 없는 왓챠! 구경하세요 & 〈퀸 크랩〉 포스터 designed by 이스턴
게 맛 아는 사람들
우리가 의도한 비디오 가게처럼 보일 수 있도록 무비랜드 1층 창문에는 레트로 감성을 한껏 살린 시트 작업이 더해졌습니다. 무비랜드가 정성껏 준비해 준 이 작업 덕분에 공간은 단숨에 '비디오 가게'로 변신했고, 〈퀸 크랩〉 상영 전 관객들과 함께 어디서도 본 적 없는 포스터와 비디오 테이프를 하나하나 들여다보며 이야기 나누는 몰입된 경험이 이어졌어요. 열심히 준비했지만, 〈퀸 크랩〉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하기에 상영 후 관객들에게 "재밌게 보셨나요?"라고 조심스럽게 물어봤던 기억이 나는데요. 내심 걱정을 하고 있던, 왓챠팀에게 예상치 못한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극장 안 분위기가 정말 좋았어요." 알고 보니 당차게 준비한 왓챠팀만 게 맛을 의심하고 있었나 봅니다.
왓챠 비디오 가게 & 게 조심
장르 불문, 내가 원하는 영화, 그리고 나의 취향을 이야기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사연 신청이 가능했던 왓챠파티@무비랜드 10월 테마. 한 달간의 사연 접수 기간과 왓챠팀의 2주간의 검토 끝에 호스트를 선정할 수 있었다. 왓챠 선정 가장 뾰족한 취향. 10월 테마 호스트 '김휴리'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후 아 유〉 테마 소개 중
10월, 오프라인 왓챠파티 호스트 찾습니다!
왓챠파티@무비랜드 중 가장 긴 준비 기간. 그리고 오래 준비한 만큼 밀도감 또한 높았던 테마를 소개합니다. 무비랜드TF에서 매달 새로운 테마를 기획하면서 놓치지 않으려고 하는 주안점은 두 가지였습니다. 1. 뾰족한 '취향'을 이야기하는가?, 2. 찾아오는 관객들이 취향을 '발견'할 수 있는 장치가 있는가? 그런데 매달 우리가 큐레이션 한 작품을 상영하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취향이 뾰족한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졌어요.
취향을 매개로 극장에 찾는 관객들에게 함께 보는 즐거움을 알리고 싶었고 결과적으론 '왓챠파티'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지금 이 감정을 나눌 수 있다는 것도 알리고 싶었죠. 나의 취향의 영화를 극장에 상영하고, 취향에 응답한 사람들로만 극장을 채우면 어떻게 될까요?
'오프라인 왓챠파티 호스트 찾습니다'는 한 달 여간의 모집 기간, 145건의 신청에 2주가 넘는 검토 기간이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운명과도 같았던 호스트 '김휴리'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김휴리님이 호스트로 선정된 이유는 분명했습니다. 대부분 사연에는 공통적으로 '나 이 영화 좋아해. 그래서 영화관에서 보고 싶어' 였다면 휴리님은 '나는 이 영화가 내 취향이야. 그래서 많은 사람들한테 내 취향을 알리고 싶어' 였기 때문이죠. 조바심에 쫄려있던(?) 저희에게 완벽한 호스트가 나타난 순간이었습니다.
'오프라인 왓챠파티 호스트 찾습니다' 발행물 & 선정 호스트 김휴리님 소개영상 촬영
#후아유극장상영추진위원회
휴리님의 추천으로 〈후 아 유〉상영을 위한 준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준비하는 과정은 마치 연락이 끊긴 오래된 친구들을 불러 모으는 마음과 같았습니다. 〈후 아 유〉를 처음 보는 사람보다는 영화를 두고두고 애정하는, 영화에 나의 추억이 담겨있는 사람들이 모일 거라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이번만큼은 원본을 살려 가보기로 합니다. 오래된 포스터를 복원 시키는 작업은 이스턴이 맡아줬고요. (일명 후아유코어)
현장을 준비하며, 찾아오는 관객들에게 그 시절의 노스탤지어를 콕-건드리고 나아가 직접 작품 속 세계관을 체험 시켜드리고 싶었습니다. 신청 단계에서 2002년으로 돌아가 왓챠파티에 접속하고 싶은 아이디를 직접 정하도록 했습니다.
후아유코어 포스터 & 관객이 신청한 아이디를 넣은 카드 발급
왓챠팀의 과몰입은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먼지 묻은 오래된 모니터를 구매하고 작동하지 않는 비디오 플레이어를 구매합니다. 영화 속 게임과 동일한, 지금 보면 다소 조악할 수 있는 그래픽을 그대로 구현하고 그 안에 직접 들어가 볼 수 있도록 설치도 준비합니다.
2층 대기공간에서는 이제는 보기 힘든 뮤직 플레이어를 만들어 롤링을 준비했습니다. 이번 테마에서는 유독 MVD(Motion & Visual Design) 팀의 제작 능력이 큰 힘을 발휘했네요. 왓챠파티@무비랜드 행사가 진행되는 수요일 단 하루를 위해 왓챠팀은 매번 거침없이 제작에 들어가곤 합니다.
무비랜드 마당, 구형 모니터에 영화 속 게임 '티티카카' 느낌의 캠 설치
그 시절 그 느낌, 무비랜드 2층 모니터에 구현된 뮤직 플레이어 모습
상상한 것이 자꾸만 실현되기 시작한다
매달 왓챠파티@무비랜드를 준비하면서 느낀 건 '어떤 연결과 연결을, 어떻게 엮어내느냐'에서 기획의 완성도가 달라진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후 아 유〉 테마에서는 그 연결이 제대로 이루어져 공간의 밀도와 관객의 집중도까지 확연히 달라지는 것을 확연히 느낄 수 있었던 테마였죠.
왓챠파티@무비랜드에 참석하려면 사연 작성이 필요합니다. 뒤늦게 고백하자면, '이 작품이 내 취향이다!'라고 외치는 관객들을 우선순위로 선별하였다는 점을 밝혀둡니다.
〈후 아 유〉 테마를 준비하며 특히 기억에 남는 사연이 하나 접수되었습니다. 바로 이 작품의 프로듀서인 명필름 심보경 대표님의 따님이, 어머니와 함께 왓챠파티에 참석하고 싶다는 신청을 해주신 거예요. 늘 비디오로만 봤던 영화를, 극장에서 엄마와 나란히 보고 싶다고요. 호스트의 취향에 응답해 준 관객이 〈후 아 유〉 제작자의 따님이라니. 이토록 운명 같은 순간이 또 있을까요?
밀도감 있는 행사를 위해서라면, 추가 기획도 거침없이 진행해야죠! 무비랜드 TF는 명필름 심보경 대표님의 미니 GV를 준비하기로 합니다. (아참, 휴리님에게는 깜짝 이벤트입니다.)
단순히 제작자가 왓챠파티에 참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관객의 경험이 영화 너머로 확장 되도록 만들고, GV를 통해 한 번 더 영화와 내 사연이, 호스트와 관객이, 그리고 그것들이 왓챠파티로 촘촘하게 연결 되도록 만들 수 있는 것이 〈후 아 유〉 테마 기획의 마지막 연결장치라 생각했습니다.
3회차 상영 후 명필름 심보경 대표님 GV & 소장중인 〈후 아 유〉 비디오 테이프에 싸인받는 휴리님
취향과 취향이 만나면 진심은 통하기 마련
이번 테마는 왓챠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걱정 없이 이어나가도 된다는 확신을 준 테마입니다. 이전까지는 매달 "우리가 어떤 취지로 이야기하는지 알아주실까? 우리의 진심이 닿을까?" 하는 고민과 걱정들이 동반되어 행사를 기획했었다면, 이번 테마를 통해 '취향과 취향이 만나면 진심은 통하기 마련'이라는 걸 알게 되었거든요.
우리는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이어나가면 돼!를 느끼게 해준 테마이자, 개인적으로는 밀도감이 높아 가장 좋아하는 회차이기도 했던 #후아유극장상영추진위원회! 호스트 김휴리님의 왓챠파티 후기의 일부를 덧붙이며, 두 번째 회고를 마쳐봅니다.
사실 전 커리어 대부분을 영화로 채운 사람입니다. 그래서 왓챠팀의 의도는 아니었을 텐데 자꾸만 관객이 아니라 직업적 관점으로 이 일을 바라보게 됐어요. 이제는 직업 영화인으로서 재미있는 기획을 할 수 없어서 아쉬울 때가 종종 있었거든요. 이런 시기에 만난 왓챠팀은 퍽퍽한 그릭 요거트 위 그래놀라와 올리고당처럼 달콤하고 윤기나는 토핑 같았어요. K-직장인으로서 '일에서 자아 찾기 하지 말자, 일은 일이지'라고 생각할 때가 종종 있는데요. 적어도 제가 본 왓챠팀은 일을 하면서도 누군가에게 기쁨을 주기 위한 진심이 있었고, 제법 심드렁한 태도가 쿨한 사람처럼 보이곤 하는 요즘에 '진정성'이라는 말을 쓰기는 참 낯간지럽지만, 여전히 진정성은 꽤 감동적이란 생각을 덕분에 할 수 있었습니다. 〈후 아 유〉 왓챠파티에 찾아올 관객들을 떠올리며 저보다 더 반짝였던 왓챠팀의 눈빛이 종국엔 영화보다 더 오래 마음에 남아있습니다. 2024년 10월 16일 저녁 8시 〈후 아 유〉를 함께 관람했던 33명의 관객들도요. 과거보다 현재를 바라보며 살고 싶었던 저에게 '영화'를 다시 현재로 데려와 준 〈후 아 유〉 상영회와 왓챠팀에 감사합니다.
왓챠파티@무비랜드: 팀 크리에이티브 was originally published in WATCHA on Medium, where people are continuing the conversation by highlighting and responding to this stor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