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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브랜딩 비하인드 5편. 별책부록
2026년 7월 5일
원문에서 보기 ↗리브랜딩 비하인드 5편. 별책부록
<br />강남언니/Unni 글로벌 리브랜딩 시리즈를 통해 리브랜딩 배경과 비주얼, 프로덕트의 변화뿐 아니라 캠페인 기획에 대한 더 다양한 스토리를 만나보실 수 있어요. 아직 이전 글들을 읽지 않으셨다면, 여기를 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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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강남언니 브랜드마케팅팀 민디입니다. 이번 편을 통해 리브랜딩 시리즈를 닫습니다.
이 글의 테마를 뭐라 붙일지 고민하다 ‘별책부록’을 떠올렸습니다. 참고서를 사면 뒤에 끼워 오는 요약집을 기억하시나요? 가위로 잘라 그 책만 들고 다니면 본서에 있던 내용을 한눈에 복기할 수 있는 부록이요. 이번 리브랜딩을 나중에 두고두고 꺼내볼 수 있게 마지막 글을 남기고 싶었습니다.
무엇을 별책부록에 남겨두어야, 시간이 흘러 펼쳐보았을 때도 그때 우리가 배우고 생각한 것이 생생하게 떠오를까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편에서는 리브랜딩에 함께 참여한 동료들의 마음을 모았습니다. 무엇을 했는지는 나중에 흐릿해질 수 있지만, 그 결정을 대하던 우리의 마음을 기록해 둔다면 배움도 잃지 않는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비하인드 스토리를 넘어, 나중에 꺼내볼 때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했던 것을 놓치지 않기 위한 기록을 담습니다. 🧡이 글에 함께한 사람들
🦦 제인 (PO) ⚡️ 피카 (프로덕트디자인) 🌿 알리샤 (브랜드마케팅) 🐙 베일리 (브랜드마케팅) 🖤 휘 (브랜드디자인) 🧘🏻♀️라야 (브랜드디자인)
우리 리브랜딩 왜 했죠?
— 더 나아진 브랜드가 되고 싶었던 모든 구성원의 오랜 염원을 모아 🖤
강남언니 리브랜딩을 리드해보면서 깨달았습니다. 내가 이때까지 경험한 리브랜딩은 아무것도 아니었구나. 사내에 쇄신을 원하는 모든 것들이 이 프로젝트 하나에 집결했고, 어마어마한 무게의 일이었습니다. 그만큼, 더 나아진 브랜드가 되고 싶었던 모든 구성원들의 오랜 염원이 함께하는 일이기도 했습니다. 리브랜딩한다고 했을 때 이렇게나 반기는 사람이 많은 리브랜딩도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최대한 많이 공유하고, 최대한 많이 듣는 게 가장 주된 일이었던 이유도 그래서입니다. 구성원 한 명 한 명이 리브랜딩의 방향성을 진짜로 이해하고, 각자가 담당하는 고객 접점에서 그걸 발현해주는 것이 진짜 성공이라고 생각했거든요. 🌿
방향을 처음 공유받던 자리에서 단순히 메시지, 비주얼 정리하는 작업이 아니라, 이 기회를 조직 내부 생각을 정렬하는 계기로 만들고 싶다는 이야기
를 들었을 때, 리브랜딩이라는 컨셉을 바라보는 조직의 관점과 기대하는 수준이 범상치 않은 것을 느꼈습니다. ‘생각보다 훨씬 큰일이구나’ 동시에, 프로젝트 예상 난이도가 머릿속에서 조용히 몇 단계 올라갔습니다.
앞선 시리즈를 통해 강남언니의 리브랜딩이 왜 시작되었는지, 왜 지금이어야 했는지 시장과 서비스의 변화를 중심으로 확인하셨을 텐데요. 2026년의 리브랜딩은 무엇보다 강남언니를 함께 만들고 있는 사람들의 오랜 염원으로 시작했습니다. 비주얼의 변화뿐 아니라 일하는 방식 전체를 바꾸고 싶었던 리브랜딩 프로젝트로요.
흥미로운 사실은, 리브랜딩을 한마디로 정의해달라는, 혹은 가장 기억에 남는 점이 무엇인지를 물었을 때 구성원들의 답변에서 아주 많이 등장한 단어가 있었습니다. ‘이번엔’ 입니다.
이번 리브랜딩 과정에서는 파고들수록 우리의 정체성까지 들여다봐야 하는 일들이 생겼고** 보통의 리브랜딩과 달리 이번엔 표면의 변화에만 그치지 않았어요. 그런데 이번 강남언니 리브랜딩은 조금 달랐습니다. 보기 좋은 말과 반짝이는 결과물을 만드는 것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훨씬 오래 붙들었던 시간으로 기억해요.
아마도 그건 ‘저번’ 혹은 ‘다른’ 리브랜딩과는 차별화하고 싶었던 의지를 담은 표현일 것입니다. 모두가 진심으로 바라온 변화였기에 ‘이번엔 진짜 다르게 해보자’는 마음이 컸고요. 그래서 보기 좋은 결과물을 만드는 것에 앞서, 우리가 책임질 수 있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합의하는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자꾸 고민이 더 늘어나는데요?
— 영원히 끝나지 않던 토론 클럽 🦦
우리 눈에 보여지는 결과물은 가장 표면에 있는 것일 뿐이고, 그 이면에는 수없는 토론과 고민, 논의가 단단하게 자리 잡고 있는 것이 성공한 브랜딩이라 생각합니다. 때문에 고민에 쏟는 시간과 토론의 과정 그 자체가 리브랜딩의 일부라고 생각해요. 현재 우리가 리브랜딩 과정 중에 있는데 만약 너무 쉽게 결론에 다다른다거나, 이견이 거의 없다면 오히려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생각합니다. 🖤
어느 순간부터는 기존에 깊이 고민되지 않은 채 결정된 것들이 눈에 밟히기 시작했어요. '어, 이건 왜 이렇게 됐지?' 의문이 피어나면 자연스럽게 '이것도 다시 논의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졌고요. 이렇게 고민거리들이 끝도 없이 나오고, 고통스러운 걸 보면 우리가 리브랜딩 제대로 하고 있다는 걸 반증한다고도 생각해요. ⚡
가장 크게 남은 건 따로 있어요. 리브랜딩의 가치는 처음엔 손에 잡히지 않았어요. 개념적이고, 추상이었죠. 그게 조직 안으로 스며들어 화면과 결정으로 바뀌는 걸 지켜보면서 알았어요. 추상은 공감 없이는 움직이지 않는다는 걸요. 그리고 공감은 저절로 오지 않아요. 누구나 알아들을 말로 바꾸고, 그 말을 곳곳에 부지런히 옮기고 설득할 때, 그제야 사람들이 같은 곳을 바라보기 시작한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많은 사람의 의지가 담긴 프로젝트였으니, 과정이 조용하지만은 않았어요. 브랜딩 방향부터 제품, 캠페인, 글로벌 적용까지 모든 결정마다 치열한 논의가 따라왔습니다. 그 모습이 어땠는지 구성원들이 직접 소개한 세 가지 사례를 살펴볼게요. ❶무슨 질문을 던져야 할까? — 당연한 것을 당연하지 않게 바라보기 by. 피카
특히 홈 화면을 개편하던 작업이 기억에 남아요. 홈은 앱을 연 모든 고객이 볼 수밖에 없는 지면이고 그렇기 때문에 내부 이해관계자도 매우 많아요. 전사 공유, 이해관계자 공유, 일본을 비롯한 글로벌 팀 공유, 여러 논의 미팅을 수차례 거쳐서 현재의 화면이 나오게 되었는데요. 보통 리브랜딩은 화면을 어떻게 바꿀지부터 떠올리잖아요. 우리는 그 앞에서 멈춰 서서, 홈이 대체 무엇을 하는 자리인지부터 다시 물었어요. 유저가 앱을 열며 떠올릴 말들을 하나씩 꺼내 적었어요. '시술 얼마지?', '나 뭐 받아야 하지?', '이거 믿을 수 있나?' 적다 보니 분명해졌어요. 우리는 홈을 기능으로 채우는 데 익숙했지, 사람이 무엇을 들고 이 화면에 도착하는지는 충분히 묻지 않았더라고요. 많이 눌리는 요소가 유저가 원하는 것이라고 읽어왔는데, 실은 그것만 잘 보이게 깔아둔 탓일지도 모르겠더라고요. 지금의 숫자가 유저의 진짜 마음인지, 우리가 짜둔 화면이 만든 그림자인지. 거기서부터 다시 의심했어요. 좋았던 건 그다음이에요. 제각각이던 말들이 '그래, 그게 필요했지', '맞아, 그게 어려웠어'를 지나며 한곳으로 모이기 시작했어요. ‘배너를 줄이자’던 이야기가 ‘더 매력적으로 만들자’는 쪽으로 뒤집히고, 이해관계에 따라 다른 요구들이 새로운 공간 하나로 함께 풀려나가고. 서로 다른 데를 보던 시선이 한 점으로 모이던 순간이었어요. ❷이 정도면 합숙이 아닐까? — 책임 있는 약속을 다 함께 만들기 by. 베일리
몇 달간 브랜드디자인팀, 브랜드마케팅팀은 한 팀처럼 함께 고민했는데요. ‘토론 클럽’이 끝도 없이 이어졌어요. ‘이렇게까지 한다고?’ 싶은 끝없는 의견 주고받기가 인상 깊네요…한 집착 하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매주 달라지는 주제로 끝장 토론을 하는 게 인상 깊었습니다.
이번 리브랜딩을 통해 도출한 새 태그라인, '내 선택에 확신을'까지는 서로 다르게 고민해서 모인 수십여 개 이상의 카피들이 있었는데요. 마지막까지도 따스함이 부족하지 않을까를 고민하면서 보완 방식을 찾기 시작했어요. 영상도 카피 한 줄, 단어 하나, 모델 걸음걸이에서 느껴지는 감정, 심지어는 엑스트라 배우 분들이 서 계신 위치까지 고민했고요. 그 집요함의 이유는 하나였어요. ‘강남언니가 내보내는 메시지였을 때 납득할 만한가’, 그리고 ‘우리는 이 메시지에 스스로 공감하는가’ 그 고민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 건 필름 촬영을 하루 앞둔 날이었어요. '이 메시지가 혹여나 위선으로 느껴지지는 않을까?'가 가장 큰 두려움이었어요. 책임질 수 있는 메시지일까? 근데 제가 느낀 이 마음이 저뿐만이 아닌 걸 아니까 든든해지더라고요. 혹여나 우리가 기대한 반응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이렇게 함께 고민한 동료들이 있다는 점에서 이 브랜드는 어떻게든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던 것 같아요. 내가 나를 못 믿어도, 내 동료를 믿는다! ❸글로벌 리브랜딩 어떻게 소통할까? — 설득이 아닌 의견 청취부터 시작하기 by. 라야
리브랜딩은 디자인뿐만 아니라 전 구성원이 이해를 넘어 내재화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그래서 설득이 아닌, 지나온 과정을 되짚어보며 각 국가별 담당자분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것부터 다시 진행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각 국가 담당자분들이 생각하는 리브랜딩의 이미지를 더 선명하게 이해하기 위해, 리브랜딩 비주얼 키워드를 기반으로 국가별 담당자들과 함께 비주얼 무드보드를 구성했습니다. 같은 키워드라도 각 국가에서 떠올리는 이미지와 선호하는 표현 방식이 달랐기 때문에, 단순히 하나의 시안을 공유하고 설득하는 방식이 아니라 각자가 생각하는 브랜드의 온도와 무드를 시각적으로 꺼내보는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이후에는 브랜드 아이덴티티 시스템 안에서 각 국가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키워드를 도출하는 워크샵도 진행하며, 공통으로 가져가야 할 기준과 국가별로 유연하게 해석되어야 할 지점을 함께 정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도 각 국가마다 반응의 차이가 있었고, 그 간극을 이해하고 반영하는 데 꽤 많은 시간을 쏟았습니다. 전 직장의 경험으로 글로벌 시장을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제가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 역시 한국 관점에서의 생각이었구나 하고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글로벌 브랜드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꼭 시각적 일관성이 답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보다 경험의 일관성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다른 국가의 고객을 진정으로 이해하기 위한 과정을 통해 강남언니가 따뜻하고 믿을 수 있는 브랜드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모두 다른 장면이지만, 같은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하나의 방향을 향해 지속적으로 생각과 마음을 맞춰가는 과정이죠. 리브랜딩은 결국 체화의 과정이라는 걸 모두 다시 한번 느꼈어요. 아무리 방향이 잘 정리되어 있더라도 각자가 그것을 진짜로 이해하고 자기 자리에서 발현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어져요. 그러려면 공감과 대화가 필수고요. 서로 다른 생각이 부딪힐 때 오히려 이해와 공감은 높아졌고, 어느 팀의 리브랜딩이 아닌 우리 모두의 리브랜딩이 되어갔습니다.
깜깜한 밤에 내딛는 한 걸음
— 스스로를 불편하게 만드는 질문 던지기
리브랜딩을 묘사하는 말에서 ‘혼돈’, ‘쉽지 않음’, ‘지난함’ 등의 수식어도 많이 발견되었는데요, 비단 과정에서의 심리적인 부침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새로운 방향성을 세우고, 그 방향을 맞추기 위해 소통하는 과정에서는 필수로 질문이 생겨났어요. ‘실제로 그렇게 일하고 있어?’, ‘고객이 정말 그걸 경험할 수 있을까?’
외부에 공개하는 언어가 구체화될수록, 그 언어와 우리가 실제로 하는 일 사이의 거리가 더 선명해졌어요. 때론 그 거리가 야속하게 멀어, ‘흐린 눈’을 하고 싶을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선택한 것은 그 거리에서 눈을 돌리지 않는 것이었어요. 이미 결정한 사안들을 다시 열어 논의하고, 우리가 옳다고 믿은 것들에 대해 오히려 반례를 찾아보고, 아직 잘 하지 못하는 영역을 더 진솔하게 드러내보기도 했습니다. ⚡
저도 최근에 알게 된 문장인데 "춤추는 별을 낳으려면 자기 안에 혼돈을 품고 있어야 한다."라는 니체의 말이에요. 이번 리브랜딩을 이만큼 잘 설명하는 문장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과정은 힘들고 어지러웠고, 그것들이 다 지나고 나서야 결과물이 제 모습을 갖췄어요.
보통의 리브랜딩과 달리 이번엔 표면의 변화에만 그치지 않았어요. 오래 쌓여온 제품의 개선점까지 함께 들춰내고, 함께 고쳐 나간 일이었거든요.
"혼돈을 품고 있었다"는 말을 굳이 고른 데는 이유가 있어요. 리브랜딩이 늘 뒤따라오기만 하면서 어긋남이 차곡차곡 쌓이던 때가 있었거든요. 이대로 가면 안 된다는 것을 알아챈 순간이 모든 것의 출발이었어요. 🧘🏻♀️
이 글을 쓰기 위해 지난날을 회고하며 메모장을 살펴보았어요.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조차 설득해야 하는 과정을 매일 겪는다. 가장 원하는 한 가지를 위해 99가지 아쉬운 것들을 내어주고 설득하고, 99가지를 내어주었음에도 설득이 되지 않았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일기가 있었어요. 이건 2019년에 이전 직장에서 브랜딩을 진행할 때 쓴 일기입니다.
강남언니에 합류하여 리브랜딩을 진행하면서도, 리브랜딩을 위해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 설득해야 하는 과정은 계속되었습니다.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어내는 것도 힘들지만, 업력이 10년이 넘은 브랜드를 리브랜딩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내부 인터뷰를 통해 지금의 브랜드를 만들어온 구성원들의 생각을 들여다보고,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단어와 표현들 속에서 브랜드의 본질을 구체화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정리된 리브랜딩 방향이라 해도, 새로운 방향에 맞춰가는 과정에서는 구성원 모두가 어느 정도의 불편함과 어색함, 때로는 불만을 느낄 수밖에 없어요. 그렇지만 그러한 비판을 두려워한다면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
미용의료라는 산업은 고객의 자존감, 자기 인식, 선택 방식에 실제로 영향을 주는 영역이에요. 그래서 메시지 하나도 단순히 보기 좋은 말로 넘기기 어려웠습니다. 대신 ‘고객은 왜 우리를 옆에 두어야 할까?’를 묻고, 그 대답을 찾는 지난한 토론의 과정이었습니다.
과정 중 유독 많이 했던 질문들이 있어요. “이 말, 우리가 정말 할 자격이 있나?” “고객이 우리를 경험했을 때 이 약속이 지켜졌다고 느낄까?” “지금 당장 완벽하지 않더라도, 최소한 이 방향으로 진심 있게 움직이고 있나?”
이번 리브랜딩에서 보여지는 결과물의 면면들은, 강남언니 팀이 끝없이 질문하고, 서로를 설득하고, 때로는 스스로를 불편하게 만들면서까지 어렵게, 그러나 책임 있게 내뱉은 약속입니다. 더불어, 앞으로 이 팀은, 이 약속을 충실히 증명해낼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어요. 약속을 말로 꺼내기까지 그렇게 오래 고민한 사람들이니까요.
스스로를 설득하는 일부터 동료들과 마음을 맞춰나가는 일까지 결코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굳이 바꾸어야 하냐는 질문에 우리가 답을 할 수 없다면 리브랜딩은 회사의 몇몇 팀에서 하는 일로 그쳤을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하지 않기 위해 우리는 끊임없이 물었고, 답을 찾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어느 날엔 답을 찾았고, 어느 날엔 답을 찾았고, 또 어느 날엔 방향은 찾았지만 이르지 못했습니다. 이르지 못한 날이 있기에 한편으로는 계속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리브랜딩 끝났냐고요? 이제부터 시작이죠.
— 리브랜딩이 망하지 않으려면
‘자고 일어나면 7월 10일이었으면 좋겠어요.’ 캠페인 오픈일인 7월 8일을 앞두고, 동료와 이런 대화를 한 적이 있습니다. 지난한 과정들이 끝나고 오픈한 상태면 좋겠다는 농담 섞인 말이었죠. 그런데 론칭일인 7월 8일을 고대하며 기다리면서도 우리 모두는 이날을 끝이라 말하지 않습니다. 🦦
리브랜딩을 하다 보면 ‘어느 정도 이제 끝이 보이네요.’ 이런 말들이 종종 들리곤 하는데요. 브랜딩이라는 것에서 ‘끝’은 없습니다. 상투적인 말 같지만 정말 그렇답니다. 브랜드에 ing가 붙는 것은 그러한 의미라고 생각해요. 끝이 없는 일이니까요. 🖤
대학 시절
패션에 관심이 없던
친구가 메이크오버를 부탁해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바꿔줘본 적이 있었는데, 한 달 만에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더군요. 변화에는 자발적이고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법이니까요. 브랜드는 그보다 훨씬 더 추상적이고 여러 경험들이 종합하여 형성되는 인식을 바꾸는 일이니, 훨씬 더 시간과 노력이 많이 소요되는 장기전이라 생각하고 임해야 할 거예요.
그러면 이 끝나지 않는 리브랜딩을 위해, 앞으로 우리는 무엇을 해나갈까요? 답변을 듣기 위해 ‘리브랜딩, 망하지 않으려면?’이라는 질문을 던져보았습니다. 나중에 이 글을 다시 꺼내보려 합니다. 아래에 적은 우리의 다짐과 염원이 같은 방향을 향해 가고 있는지 다시 한번 복기해 보기 위해서요.
⚡
유저가 강남언니를 사용하는 것이 자신을 사랑하는 일, 누구의 시선도 아닌 내 기준으로 나를 가꾸고 관리하는 일로 인식되길 바랬어요. 또 미용의료 자체를 그렇게 받아들이길 바랬어요. 그리고 그 곁에 우리가 있다고 느끼길 바랐고요. 늘 함께 있고, 챙겨주고, 믿고 기댈 수 있는 대상으로요.
그래서 성공한 리브랜딩이 뭐냐고 묻는다면, 우리가 어떻게 보이고 싶은지 그 마음이 유저에게 고스란히 닿는 일이라고 답하고 싶어요.
그건 런칭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아요. 마음이 닿으려면 멈추지 않고 브랜딩해야 하니까요. 그 의도를 품은 채,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브랜딩해나가려 해요. 리브랜딩은 끝나는 프로젝트가 아니라, 살아 있는 무언가를 키우는 일이라고 믿어요.
그러려면 가장 먼저 할 일은 다음 시즌의 전략부터 리브랜딩이 향하는 곳과 나란히 맞춰보는 일이 아닐까 싶어요. 리브랜딩을 따로 떼어둔 프로젝트로 두지 않고, 우리가 세우는 전략 안에 그 지향이 처음부터 들어가 있도록 말이에요. 🌿
성공한 리브랜딩은, 브랜드팀, 담당자라는 개념이 점점 덜 필요해지는 상태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브랜드는 결국 사소한 순간에 시험받는 것 같아요. 이 표현이 정말 고객을 존중하는가. 이 정책이 우리가 말한 방향과 맞는가. 만약 브랜드팀이 모든 메시지를 검수하고, 모든 화면을 확인하고, 교정 해야만 유지되는 브랜드라면 오래가기 어렵다고 생각해요. 브랜드가 광고 메시지나 캠페인 속 인상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비슷한 질문을 하기 시작할 때 비로소 살아남는다고 믿어요. “이 선택이 강남언니다운가?” 이 질문이 브랜드팀이 아닌 곳에서도 나오기 시작하고, 그 질문이 점점 일하는 방식이 되어갈 때. 그때부터 리브랜딩은 결과물이 아니라 문화가 되고, 그 순간부터는 쉽게 망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
고객에게 새 브랜드를 소개하는 것, 리브랜딩의 종료가 아니라, 본격적인 시작점입니다. 고객은 우리가 얼마나 치열하게 고민했고, 어떻게 보이고 싶어 하는지는 관심 없을 겁니다. 앞으로 우리가 하는 말과 고객이 느끼는 가치가 일치하는지, 우리가 고객에게 한 약속을 지키는지가 1234905440배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요. 우리가 주고 싶은 가치를 고객에게 잘 전달하고, 고객이 인지하는 모습과 우리가 의도한 모습이 일치하는지 확인하고, 피드백을 받아 계속 개선해나가는 것. 그게 진짜 실전 아닐까 싶어요. 🐙
커뮤니케이션의 일관성이 중요한 것 같아요. 더 정확히는 태도의 일관성인 것 같기도 하네요. 바깥에서 보이는 옥외 비주얼, 브랜드 필름이 아무리 멋드러져도 사실 실체 없는 멋뿐이었다거나, 고객이 실제 브랜드 경험을 할 때의 체감과 다르면 말짱 도루묵이니까요. 리브랜딩 메시지도, 각 실무 담당자들이 “이제 앞으로 달라지는 강남언니가 할 법한 이야기인가? 행동인가?”를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태도가 정착되는 것이 아주 유의미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게 곧 리브랜딩이 이도저도 아니게 막을 내리지 않도록 막아주는 길인 것 같아요. 🦦
국내에서는 '강남언니'라는 이름 자체가 브랜드의 역사와 정체성을 담고 있지만, 글로벌에서 Unni로 나아가야 하는 지금, 고객이 이 브랜드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떤 감정을 갖게 될지는 아직 열려 있는 질문이에요. 글로벌 고객이 강남언니를 뷰티 네비게이터로서 받아들이게 만들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것, 그게 지금 우리 앞에 놓인 가장 흥미롭고 어려운 챌린지일 거에요.
장장 다섯 편으로 이어 온 리브랜딩 시리즈의 끝을 맺습니다. 그러나 리브랜딩이 끝이 아니라고 말씀드렸으니, 이 시리즈도 사실은 끝이 아니겠지요 🫶🏻 블로그의 리브랜딩 시리즈에도 조만간 새 글이 올라올 것이라는 예고를 살짝 해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번 리브랜딩을 통해 달라진 강남언니를 어디에서 만나실지, 또 어떻게 느끼실 지 궁금합니다. 저희는 여러분과 만날 모든 접점에서, 이번에 한 다짐들이 흩어지지 않도록 앞으로도 계속해서 질문과 토론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이 시리즈에 남긴 저희의 다짐과 약속들이 앞으로 어떻게 계속 발전해 나가는지 관심 있게 지켜봐 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