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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를 수도 있지: 왓챠 영화 주간

왓챠

2026년 4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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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밖에서 브랜드를 경험시키는 일

WATCHA Branding Notes ④

디지털에 뿌리를 둔 브랜드를 오프라인에서 경험시키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다.

왓챠는 데이터와 기록 위에서 작동하는 브랜드다. 수억 개의 별점과 코멘트가 쌓이며 만들어진 취향의 흔적들. 그 경험을 직접 발 딛고 서는 공간에서는 어떻게 체감하게 할 수 있을까.

왓챠가 오랫동안 이야기해온 것이 있다. 다양한 취향이 함께 존재할 때 더 풍부한 감상이 만들어진다는 것. 2026년 1월, 서울영화센터에서 열린 '왓챠 영화 주간'은 그 태도를 오프라인에서 직접 경험하게 하는 프로젝트였다.

발견하게 두기

이 공간을 설계할 때 가장 먼저 고민한 것은 무엇을 보여줄지가 아니라, 어떻게 발견되게 할 것인가였다.

왓챠는 취향을 정의하는 대신, 사용자가 스스로 자신의 취향을 발견하게 만드는 구조 위에서 작동한다. 수억 개의 별점과 코멘트 역시 정답처럼 제시되기보다, 각자가 자기 언어로 이해하고 이어가게 된다. 그래서 이 공간 역시 그 방식에 가깝게 설계하고자 했다.

이 공간에서 브랜드의 메시지는 직접 설명되지 않는다. 대신 관객이 이동하는 동선 위에 자연스럽게 놓였다. 서로 다를 수도 있다는 선언에서 시작해, 입구에서는 쌓여온 별점의 규모로 증명하고, 층마다 질문을 거쳐 각자의 감상으로 정리되는 흐름. 입장에서 퇴장까지 공간 어디에서나 같은 태도가 이어지도록 했다.

메시지를 주입하기보다, 관객이 스스로 마주치고 의미를 완성하게 하는 것. 이것이 이 공간의 기준이었다.

디지털에서 기록과 데이터로 작동하던 브랜드의 방식은, 오프라인에서는 이동과 체류의 경험으로 번역된다. 걸으며 보게 되고, 멈추며 읽게 되며, 어느 순간 이미 체감하고 있는 상태. '다를 수도 있지: 왓챠 영화 주간'은 그렇게 시작되는 경험이었다.

취향을 아는 왓챠가 할 수 있는 것

왓챠의 사용자들은 조금 다르다. 같은 시기에 같은 콘텐츠를 보는 경험보다, 자신만의 취향을 깊이 파고드는 사람들이 모여 있다. 사용자는 좋아하는 장르도 취향도 제각각이지만 한 가지는 같다. 자기 기준으로 보고, 자기 언어로 기록한다.

이 공간의 언어는 그 사람들에게서 왔다. "애매필", "갑자기 벅차오름". 설명하지 않아도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그 언어가 살아있는 커뮤니티가 있다는 뜻이다. 왓챠는 사용자와 함께 그 언어를 직접 쓸 수 있는 브랜드다.

그래서 준비한 섹션도 각각 확연하게 달랐다. '스파게티 웨스턴 코어', '한따한따 아저씨 정모', '영화보다 현실이 더 해' --- 어떤 취향도 중심이나 변방으로 나뉘지 않았다. 매일 다른 취향이 그날의 주인공이 되었고, 영화가 끝난 뒤에도 그 흐름은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각각의 섹션은 그 취향을 실제로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한 장르를 깊이 있게 해석하는 흐름이 이어졌고, 같은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만들어졌다. 또 다른 문화의 맥락과 연결되며, 전혀 다른 이야기로 확장되기도 했다.

서로 다른 취향이 한 공간에 모여 각자의 감상을 나누는 것. 왓챠가 오랫동안 만들어온 경험이, 오프라인에서 그대로 펼쳐졌다.

기획된 것 이상의 장면

〈킴스 비디오〉를 오프닝으로 선택한 이유는 명확하다. 장르를 가리지 않는 방대한 컬렉션, 어떤 취향이든 '영화'라는 하나의 연결고리로 공존할 수 있었던 공간. 지금의 왓챠가 누군가에게 나만 알고 싶은 비디오 가게 같은 곳인 것처럼, 이 프로젝트의 기획 의도와 가장 잘 맞는 출발점이었다.

오프닝의 관객들은 '영화를 사랑하는 유령들의 파티'에 초대받았다. 각자 좋아하는 영화감독이나 배우의 가면을 만들어 입장하는 방식으로. 가면은 참여의 장치였다. 어떤 취향이든, 영화를 좋아한다는 것 하나만으로 누구나 이 공간에 들어올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참여는 이후 이어질 가지각색의 섹션으로 자연스럽게 확장되었다.

빨간 카펫이 깔린 1관의 모든 좌석에는 영화인들의 이름표가 붙어 있었다. 가면을 준비하지 않은 관객도, 그 자리에 앉는 순간 영화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됐다. 실제로 가면을 만들어올 관객이 얼마나 될지, 팀 모두가 확신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 걱정이 무색하게도, 관객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이 공간에 참여했다. 예상보다 훨씬 풍부한, 각자의 취향과 애정이 그 공간을 채웠다.

브랜드의 의도와 실제 경험이 가장 가깝게 맞닿는 순간은,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자신을 드러낼 때다. 그때부터 공간은 그들의 것이 됐다.

왓챠, 다를 수도 있지

왓챠가 가진 힘은 데이터에서 시작해 그 너머까지 닿아 있다는 것을 '다를 수도 있지: 왓챠 영화 주간'에서 다시 확인했다. 좋아하는 애니 캐릭터 복장을 갖춰 온 관객, 각자의 취향으로 가득 찬 섹션마다 모여든 호응 --- 브랜드를 향한 애정이 이렇게 구체적인 형태로 드러나는 순간, 이 일을 계속해야 하는 이유가 생긴다.

브랜드가 가진 구조를 공간의 언어로 번역할 때, 사용자는 브랜드를 온전히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그 번역이 맞았는지는 결국 그 공간을 채운 사람들이 먼저 알려준다.


다를 수도 있지: 왓챠 영화 주간 was originally published in WATCHA on Medium, where people are continuing the conversation by highlighting and responding to this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