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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어때 홈 카드 개선기 (1)

여기어때

2026년 9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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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유정(Yuu) / Platform Designer

홈은 고객이 가장 먼저 마주하는 화면으로, 서비스가 제공하는 다양한 가치를 발견하고 새로운 탐색을 시작하는 공간입니다. 여기어때 역시 홈을 통해 국내 숙소부터 해외 숙소, 항공까지 여러 가지 상품과 혜택을 소개하며 고객에게 폭넓은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홈 ATF(Above The Fold) 아래로 이어지는 상품, 혜택을 탐색하는 모듈들의 클릭률은 점차 낮아지고 있었습니다. 다양한 상품을 보여주고는 있었지만, 정작 고객의 관심을 끌어 다음 탐색으로 이어지게 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던 것이죠. 이 문제를 들여다보며 주목한 건, 홈에서 상품을 보여주는 방식이었습니다.

과연 우리는 서비스에서 가장 많은 고객이 오가는 이 '노다지 땅'을 충분히 활용하고 있었던 걸까요? 이번 글에서는 홈을 구성하는 모듈의 역할을 다시 정의하고, 그에 맞는 새로운 카드 형태를 탐색해 나간 과정을 공유해볼게요.

홈에서 새로운 탐색이 가능할까?

사실, 이 프로젝트의 시작은 쉽지 않았습니다. 여기어때를 이용하는 고객 대부분은 이미 여행할 목적지를 정한 상태에서 숙소나 항공권 등 상품을 탐색합니다. 반면 저희가 개선하고자 했던 홈의 탐색 영역은 아직 목적지를 정하지 않은 고객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안하고, 탐색을 확장하는 공간이었어요.

즉, 이 영역이 겨냥하는 고객과 여기어때를 주로 이용하는 고객 사이에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그렇다 보니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부터 내부적으로 "우리 고객의 이용 방식과 다른 탐색 경험을 개선하는 것이 정말 필요할까?"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따라왔습니다. 결국 저희가 먼저 해야 했던 건 홈의 탐색 영역을 개선할 가치가 있다는 것을 설득하는 일이었습니다.

논의 끝에 하나의 방향을 정답으로 두기보다, A/B 테스트를 통해 실제 고객의 반응을 토대로 가능성을 검증해 보기로 했습니다. 개선한 홈 모듈이 기존보다 더 높은 상품 거래액을 만들어낸다면 새로운 방향을 채택하기로 한 것이죠. 그렇게 저희는 '홈에서도 새로운 탐색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직접 답해보기로 하며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상품의 다양성을 담지 못한 탐색 구조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먼저, 지금의 홈이 고객의 탐색을 얼마나 잘 이끌어내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었습니다. 기존 여기어때 홈을 천천히 다시 들여다보니 국내 숙소부터 해외 숙소, 항공까지 다양한 상품이 노출되고 있었고, 같은 상품 안에서도 여러 카테고리와 테마를 다루고 있었죠.

문제1. 하나의 틀에 담긴 서로 다른 상품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동일한 형태의 상품 카드를 나열한 캐러셀형 모듈이 여러 섹션에 걸쳐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었어요. 문제는 홈에서 다루는 상품마다 고객의 선택 기준이 다르다는 데 있었습니다. 숙소와 항공권을 고를 때 살펴보는 정보가 다르고, 같은 숙소라도 숙소 유형이나 테마에 따라 중요하게 여기는 정보와 매력을 느끼는 지점이 달라지죠. 하지만 서로 다른 상품들을 비슷한 방식으로 보여주다 보니, 상품의 특성에 맞춰 정보의 우선순위를 조절하기 어려웠고 각 모듈의 차이도 직관적으로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문제2. 홈 탐색 흐름의 단절 홈 전체의 탐색 흐름에도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서비스에 진입해 처음 마주하는 화면에서 상품을 본격적으로 탐색하는 영역까지 시선이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않았고, 그 결과 홈에 준비된 다양한 상품과 혜택이 고객에게 충분히 노출되기 어려운 구조였습니다.

문제3. 모듈 확장성의 한계 확장성 측면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하나의 정해진 모듈 구조로 다양한 상품 유형을 다루다 보니, 새로운 상품이나 운영 목적이 생길 때마다 각기 다른 요구사항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어려웠어요.

결국 문제는 단순히 '카드가 모두 비슷하게 생겼다'는 데 있지 않았습니다. 일관성 있는 UI는 오히려 고객이 서비스를 익숙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장치이기도 하니까요. 더 중요한 건 각 모듈이 저마다 다른 상품과 목적을 담고 있음에도, 이를 하나의 정해진 방식으로만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었어요.

모듈의 형태가 아닌 역할에서 출발하기

그렇다면 다른 서비스들은 홈에서 다양한 상품과 콘텐츠를 어떻게 보여주고 있을까요? 여러 서비스를 벤치마킹하며 살펴보니, 무엇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보여주는 방식에도 차이를 두고 있었습니다.

이벤트나 혜택을 강조할 때는 이미지를 크게 활용해 시선을 끌고, 서로 연관된 상품은 하나의 맥락으로 묶어 탐색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했어요. 또한 모듈의 목적에 따라 이미지와 정보의 비중을 달리하며 화면에 적절한 강약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차이는 단순히 화면을 다채롭게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각 모듈이 홈에서 해야 하는 일이 달랐기 때문이었죠. 어떤 모듈은 새로운 상품의 발견을 돕고, 어떤 모듈은 상품의 핵심 정보를 빠르게 파악하게 하며, 또 어떤 모듈은 특정 혜택이나 테마의 매력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저희가 집중해야 할 지점도 명확해졌습니다. 카드의 형태보다 먼저, 각 모듈의 역할을 정의하는 것. 그리고 그 역할에 맞는 표현 방식을 찾는 것이 우선이었습니다. 이러한 인사이트를 실제 홈에 적용하기 위해, 본격적인 개선에 앞서 세 가지 디자인 목표를 세웠습니다. Seamless : 서로 다른 역할과 형태의 모듈이 공존하더라도, 하나의 홈처럼 자연스럽게 탐색이 이어져야 합니다.

Discovery : 각 모듈의 목적에 맞게 정보와 콘텐츠를 표현해, 고객이 새로운 상품과 여행의 선택지를 발견할 수 있어야 합니다. Scalable : 다양한 상품과 목적을 유연하게 담으면서도, 하나의 시스템 안에서 일관적인 구조로 확장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다고 모든 카드를 처음부터 새로 만드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었습니다. 여기어때에는 이미 디자인 시스템으로 구축된 상품 카드가 있었고, 내부에서는 이를 '셀러카드(Seller Card)'​라고 부르고 있는데요. 개발 효율성과 유지보수, 그리고 서비스 전반의 일관성을 고려해 기존 셀러카드를 기반으로 필요한 표현 방법을 확장하기로 했습니다. 새로운 요구사항을 수용하면서도 기존 시스템과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도록 말이죠. 그래서 기존 셀러카드의 구조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각 모듈의 역할에 필요한 정보와 표현을 어디까지 유연하게 확장할 수 있을지 탐색했습니다.

고객과 운영의 요구를 함께 반영하기

모듈의 디자인 방향을 정했으니, 이제 실제 홈에서 각 모듈이 해야 할 역할을 구체화할 차례였습니다. 기존 홈의 모듈을 하나씩 놓고, 이 모듈을 마주한 고객은 어떤 상황에 있는지, 여기서 무엇을 얻어야 다음 탐색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질문하며 역할을 다시 정리했어요. 이를 JTBD(Jobs To Be Done)로 구체화하고, 각 역할에 필요한 정보의 우선순위를 함께 살펴보았죠.

예를 들어 어떤 모듈에서는 고객이 아직 구체적인 여행지를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새로운 숙소를 발견하는 것이 중요했고, 또 다른 모듈에서는 가격이나 혜택처럼 상품을 선택할 이유를 빠르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서비스의 홈은 고객의 탐색 경험만으로 구성되는 공간은 아니었습니다. 다양한 상품과 혜택을 효과적으로 전달해야 하는 비즈니스의 목적과 실제 서비스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요구사항 역시 함께 고려해야 했어요.

그래서 각 운영팀과 논의하며 고객에게 전달해야 할 핵심 가치와 비즈니스·운영상 고려해야 할 조건을 함께 살펴보았습니다. 어느 한쪽에만 맞추기보다, 두 가지를 함께 수용하며 고객에게 상품의 매력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접점을 찾아 나갔죠. 이 과정을 통해 각 모듈을 고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가치를 명확히 하면서도, 실제 운영에서 발생하는 요구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구체화했습니다.

마무리하며

이번 글에서는 여기어때 홈이 가진 문제를 들여다보고, 고객 경험과 실제 운영 방식까지 함께 고려하며 개선의 방향을 찾아가는 과정을 나눠보았습니다.

이렇게 정리한 방향을 바탕으로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한 하이디(UX Designer), 우주(UX Designer)와 본격적인 설계에 나섰습니다. 앞서 정리한 역할과 요구사항을 실제 홈에 어떻게 담아낼지 고민하며 다양한 모듈과 카드 형태를 시도했어요.

다음 편에서는 다양한 상품과 운영 니즈를 담으면서도 여기어때만의 일관된 경험을 유지하기 위해, 홈 모듈과 카드를 실제로 설계하고 다듬어 나간 과정과 그 결과를 자세히 공유해 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