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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소 버튼 뒤에 숨겨진 ‘재예약 골든타임’을 찾아서
루카Luca(이준수) / Business Insight팀여기어때
2026년 2월 25일
원문에서 보기 ↗안녕하세요, Business Insight팀 데이터 분석가 이준수(루카)입니다.
여행을 준비하다 보면 피치 못할 사정으로 예약을 취소해야 하는 순간이 옵니다. 플랫폼 입장에서는 ‘취소’가 아쉬운 지표일 수 있지만, 데이터를 깊이 들여다보면 취소는 단순한 이탈이 아니라 ‘더 나은 조건을 찾기 위한 재탐색’의 과정이기도 합니다.

취소 뒤에 숨겨진 재예약 골든 타임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이 생겼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취소를 단지 ‘취소율’이라는 숫자로만 바라보고 있지는 않았을까요?
전사 KPI 중 하나인 Net GMV를 살펴보는 Business Insight팀의 관점에서, 단순히 취소율을 모니터링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문제의식이 생겼습니다. 고객이 선택한 취소 사유는 실제 행동과 얼마나 일치하는지, 취소 이후 정말로 플랫폼을 떠나는지 아니면 다시 예약으로 이어지는지까지 추적해 볼 필요가 있었죠.

취소의 구분
특히 숙소 취소 데이터 안에는 완전한 이탈인 ‘순수 취소’ 와, 더 나은 조건을 찾기 위해 다시 예약하는 ‘재예약’ 이 함께 섞여 있었습니다. 이를 구분하지 않으면 취소로 인한 실제 매출 손실을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번 분석은 “취소는 정말 손실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했습니다.
2025년 8월의 숙소 상품 주문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용자가 왜 취소를 선택하는지, 그리고 취소 이후 실제 행동은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분석하여 취소 사유의 신뢰도를 확인하고 , 재예약률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기회를 포착해 보았습니다.
1. 취소 데이터에 담긴 카테고리별 온도 차이
취소 사유를 살펴보기 전에 먼저 취소율을 살펴보았는데요, 모든 숙소 카테고리 중 모텔의 취소율이 가장 낮게 나타났습니다(취소 건수 비율, 취소 매출 비율 모두 최저치). 반면 홈앤빌라는 취소 매출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고 해외숙소는 취소 건수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여기에는 두 가지 핵심 요인이 영향을 주고 있었습니다.
- 리드타임(Lead-Time) : 예약부터 체크인까지의 시간이 길수록 변수가 많아져 취소율이 상승합니다.
- ASP(평균 판매가) : 고가 상품일수록 결제 후에도 신중한 고민이 이어지며 취소로 연결될 확률이 높았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취소 건의 98% 이상이 수수료가 없는 ‘무료 취소’ 기간 내에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사용자들이 수수료 부담이 없는 상태에서 대안을 탐색하는 ‘비교 쇼핑’ 행위를 활발히 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2. “방문 불가”라는 유저의 답변, 100% 믿어도 될까?
여기어때에서 숙소 상품을 구매한 뒤, 구매한 상품을 취소할 때는 아래와 같은 취소 사유 선택 화면을 확인하실 수 있는데요, 유저들이 가장 많이 누르는 취소 사유는 “방문불가/여행취소(35.4%)” 로 나타났습니다.

여기어때 취소 사유 선택화면

취소 사유 분포 (25년 8월 국내숙소 전체 취소건)
이후, 사용자가 선택한 취소 사유의 신뢰도를 확인하기 위해 ‘선택 사유’와 ‘취소 이후 행동’의 일치율을 분석했습니다. 행동 일치를 판단하는 근거로는 재예약 주문 데이터를 사용했고, 재예약의 시간 기준은 24시간으로 설정했습니다. 분석 결과, 전체적인 취소 사유 일치율은 약 51%로 나타났습니다.
- 방문 불가/여행 취소: 가장 많이 선택되는 취소 사유(35.4%)이며, 실제 재예약하지 않는 비율도 76%로 높아 신뢰도가 높았습니다.
- 일정/객실 변경: 두 번째로 많이 선택되는 취소 사유(22.8%)이며, 실제로 취소 이후 일정/객실을 변경하는 비율은 31%로 가장 낮은 일치율을 보였습니다.
특이 사항으로는 ‘일정/객실 변경’이나 ‘결제 수단 변경’을 선택한 유저들은 취소 사유대로 행동할 때 가장 빠른 움직임을 보인다는 점입니다. 특히, ‘일정/객실 변경’을 취소 사유로 선택하고 실제로 일정을 변경하여 재예약하는 행동은 3분 이내에 이루어졌습니다. 반면, 사유와 다르게 행동하는 유저들의 소요 시간은 약 12분으로, 취소 사유대로 행동하는 유저들의 소요 시간인 약 5분에 비해 2.3배 증가했습니다. 이는 ‘한 번 더 사고하는 과정’이 추가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판단됩니다.

취소~재예약 소요시간 (25년 8월, 국내숙소)
3. 재예약의 골든타임: ‘24시간’의 법칙
앞서 취소 사유를 살펴볼 때, 재예약과 관련된 취소 사유 3개(같은숙소 일정/객실변경, 다른숙소 변경, 결제수단변경)의 선택 비율을 모두 합치면 약 50%로 절반에 해당하는 수치를 보여 줍니다. 그래서 취소 후 재예약을 더 깊이있게 들여다 봤는데요, 먼저 재예약은 언제 일어나는지를 살펴봤습니다.
여기어때의 숙소 상품 주문 TRNX를 탐색해 보니, 취소 이후의 재예약 여부가 결정되는 골든타임이 존재하는 것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빈도수로 보았을 때, 취소 후 1달간 발생한 재예약의 57%는 1시간 이내, 80%는 24시간 이내에 이루어졌습니다. 규칙성을 확인하면, 취소 이후 1일 간격(24시간, 48시간 등)일 때마다 다른 시간대보다 높은 재예약 건수가 나타났습니다.

재예약 TRNX (25년 8월, 국내숙소)
재예약의 시간적 규칙성을 파악하기 위해, 취소 후 1일 간격을 주기로 재예약의 시간 분포를 확인했는데요, 오전 10시가 취소와 재예약이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는 ‘피크 타임‘으로 나타났습니다. 오전 10시가 오전 최초 예약의 피크타임인 점과, 주중 예약 비율이 다른 시간대에 비해 6%p 높은 점을 고려하면 해당 시간대는 직장인들이 출근 후 주말여행을 최종 점검하며 의사결정을 내리는 시간대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예약, 취소, 재예약 분포 (25년 8월, 국내숙소)
이러한 재예약의 빈도수와 규칙성을 고려하여 24시간을 재예약 유도를 위한 ‘골든타임’으로 설정하고, 이후 분석의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그 결과, ‘취소’를 ‘재예약’과 ‘순수 취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었습니다.
- 재예약: 취소 후 24시간 이내에 숙소 카테고리에서 다시 결제한 경우
- 순수 취소: 취소 후 24시간 이내에 결제 기록이 없는 경우
이 구분 기준을 가지고 다시 숙소 상품 주문 데이터를 살펴보면, 전체 취소 GMV 중 무려 41%가 24시간 이내에 ‘재예약 GMV’로 회수되고 있었습니다. 특히 모텔 카테고리는 재예약 GMV 비중이 48%에 달해, 취소 후 다시 돌아오는 유저가 가장 많았습니다.

취소 GMV 구분 (25년 8월, 전체 숙소)
재예약 유저들의 행동 패턴을 살펴보면, 유저들은 ‘취소’라는 행위를 통해 현재 예약보다 더 나은 대안을 적극적으로 선택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카테고리는 유지, 숙소는 변경: 재예약자의 94%는 동일한 카테고리 내에서 상품을 다시 골랐습니다. 다만, 기존 숙소를 그대로 유지하는 비율(28%)보다 다른 숙소로 변경하는 비율(72%)이 월등히 높았습니다.
- 합리적 가격 탐색 : 재예약 시 가격 변화를 살펴보면, 유저들은 기존보다 약 4% 더 저렴한 상품을 재구매하며 합리적인 소비를 지향했습니다.
- 단가 낮은 카테고리의 반전: 하지만 모텔과 게스트하우스는 오히려 기존보다 더 높은 금액대의 상품으로 재예약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상대적으로 상품 단가가 낮기 때문에, 재예약 시 조금 더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더 나은 컨디션의 객실을 선택할 수 있는 ‘구매 여력’이 작용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재예약 가격 변화율 (25년 8월, 전체 숙소, 쿠폰 할인 포함)
4. ‘순수 취소’ 유저의 50%는 여전히 탐색 중이다
결제 없이 서비스를 떠난 것처럼 보이는 ‘순수 취소’ 유저들은 정말 여행을 포기한 걸까요? 데이터는 그렇지 않다고 말합니다. 순수 취소 고객 중 절반이 넘는 50.45%가 취소 후 24시간 이내에 다시 숙소 상세 페이지(PDP)를 탐색했습니다. 이들은 여전히 예약 의지는 있으나, 특정 장벽 때문에 이탈한 상태인 것입니다.
‘순수 취소 그룹’의 행동을 더 깊이 파고들어 ‘재예약 성공 그룹’과 비교해 보았습니다.
- 4배 더 느린 탐색: 순수 취소 회원은 재예약 회원보다 취소 후 다시 PDP에 접근하기까지 약 4배 더 긴 시간이 걸렸습니다. 고민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재결제로 가는 동력이 약해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 “다시 예약” 버튼의 결정적 역할: 두 그룹 모두 취소 직후 화면의 ‘다시 예약’버튼을 통한 PDP 접근이 가장 빨랐습니다. 특히 재예약에 성공한 유저들은 취소 직후 화면의 ‘다시 예약’ 버튼을 통해 PDP에 접근한 비율(71%)이 순수 취소 유저(61%)보다 10%p 더 높았습니다. 이는, 취소 직후 화면에서 얼마나 매끄럽게 대안을 제시하느냐가 ‘순수 취소’로 끝날 유저를 ‘재예약’으로 돌려세우는 결정적 차이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합니다.

“다시 예약" 버튼을 통한 PDP접근
5. 더 나은 경험을 위한 액션 아이템
취소 사유 분석에서 나타난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취소 전/중/후에서 세 가지 방향의 액션 아이템을 제안했습니다.
① [취소 전] “취소 없이 바로 해결”: 무(無)취소 예약 변경 시스템
- 데이터 근거 : ‘일정/객실 변경’을 원하는 유저는 취소 후 재결제까지 단 3분밖에 걸리지 않을 만큼 의사가 확고합니다. 현재 전체 취소 주문의 약 15%가 이러한 단순 변경이나 최저가 탐색 유저로, 이들은 ‘취소’ 프로세스가 불필요한 허들입니다.
- 액션 아이템 : 취소 사유 선택 시, 단순히 사유를 수집하는 데 그치지 않고 즉시 해결 기능을 제공합니다.
- (1) 일정/객실 변경: 취소 확정 전, ‘예약 변경/차액 정산’ 레이어로 바로 진입시켜 불필요한 이탈을 막고 결제 경험을 매끄럽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 (2) 최저가 탐색: ‘타 서비스에서 더 싼 상품발견’ 선택 시, 최저가 보장제 보상 청구 페이지로 즉시 연결하여 유저가 플랫폼을 이탈할 명분을 제거합니다.

“일정/객실변경” 참고 사례 (출처 : 트립닷컴)

“최저가 탐색” 참고 사례 (출처 : 트립닷컴)
② [취소 직후] 취소 완료 화면의 ‘다시 예약’ 버튼 강화 및 ‘개인화 대안’ 추천
- 데이터 근거 : 순수 취소 유저의 50.45%가 재탐색 의지가 있으나, 재예약 유저보다 탐색 시작이 4배나 늦습니다. 또한 재예약 성공 유저는 취소 직후 “다시 예약”버튼을 활용하는 비율이 10%p 더 높습니다.
- 액션 아이템 : 취소 완료 화면을 단순한 정보 전달에서 ‘재탐색의 시작점’으로 탈바꿈합니다.
- 다시 예약 박스 노출: 취소한 숙소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날짜만 살짝 바꿔보세요(저렴한 일정 추천)” 혹은 “이 숙소와 비슷한 곳 보기”와 같은 맞춤형 대안을 카드 형태로 취소 완료 화면의 상단에 노출합니다.

(예시) 취소 직후 화면 개선 방안
③ [취소 후] 골든타임 리타게팅 푸시 전략
- 데이터 근거 : 재예약의 80.19%는 취소 후 24시간 이내에 일어납니다. 또한 재예약자의 94%는 동일 카테고리 내에서 움직이며, 72%는 다른 숙소로 이동합니다. 따라서, 재예약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24시간이라는 ‘골든타임’과 유저의 ‘숙소 취향’을 공략해야 합니다.
- 액션 아이템 : 유저가 선택한 취소 사유별 시나리오에 따라 개인화된 푸시 알림을 취소 후 24시간 내에 발송합니다.

(예시) 개인화된 재예약 푸시 알림
마치며
2025년 8월 한 달간의 취소 GMV 중 재예약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41%였습니다. 만약 제안한 액션 아이템을 통해 재예약 비율을 5%p만 더 끌어올릴 수 있다면, 전체 Net GMV는 약 1.7% 가량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번 분석은 제가 여기어때에 합류한 후 맡게 된 첫 번째 데이터 분석 프로젝트였습니다. 단순히 수치를 나열하는 것을 넘어, ‘취소는 단순한 이탈이 아니라 더 나은 조건을 찾기 위한 유저의 재탐색 과정’ 이라는 인사이트를 발견하고 ‘취소’라는 부정적 지표 뒤에 가려진 재예약 GMV를 밝혀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특히 이 분석 내용을 DASH (Data & AI Strategic Highlights) 미팅에서 공유하며, 여기어때의 stakeholder분들에게 인사이트를 전달하고 피드백을 받을 수 있어서 데이터 분석가로서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처음이라 막막했던 부분들을 세심하게 챙겨주시고 아낌없는 조언을 주신 Business Insight팀의 시니어 분석가분들 덕분에 분석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분석이 여기어때를 이용하시는 고객들에게 더 매끄러운 예약 경험을 제공하는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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