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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디자인하기 보다 비즈니스부터 이해해야 해요
여기어때 UX Center여기어때
2023년 9월 21일
원문에서 보기 ↗글. 박지현(Heiji) / UX Designer

여기어때는 구매자가 보는 앱뿐 아니라, 사장님이 보는 B2B 서비스인 파트너센터가 있어요. 작년 여름, 여기어때 파트너 분들이 PC와 모바일에서 편리하게 숙소를 관리할 수 있도록 파트너센터를 고도화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약 1년이라는 긴 기간 동안 50명의 실무자들과 함께한 이 프로젝트는 올 6월에 오픈했는데요. 이렇게 규모 있는 프로젝트는 입사 후 처음이었어요.
그중에서도 사장님이 정산할 때 보는 페이지를 맡아 디자인하게 되었는데요. 당시 과제는 새로운 정산 방식 도입으로 신규 메뉴를 추가하는 일이었어요. 이 과제를 처음 받았을 때 평소에 고려하던 사용자가 구매자가 아니라, 상품을 판매하는 사장님 입장에서 디자인해야 하는 것이 막막했어요. 또, 사장님들의 VOC를 직접 듣는 사업부에서 전달해 주는 이야기에 의존해서 디자인을 해야 하니 디자인과 요구사항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걱정되는 일이었죠. 그렇지만 그만큼 많이 성장할 수 있었던 프로젝트여서 이 자리를 빌어 어떤 부분에서 배우고 성장했는지 소개하려고 해요.
문제
사업부 요청이 잦은 B2B 서비스를 디자인할 때는 디자이너가 중심을 잃고 흔들리기 쉬워요. 저 또한 초기 디자인 단계에서 사업부와의 논의에서 어려움을 겪었어요. 사업부의 요청대로 디자인을 하면 느낌상 사용하기에 불편할 것 같다는 생각은 들지만, 뾰족한 근거로 반박하기가 어려웠죠. 그 이유는 비즈니스 이해도가 낮기 때문이었어요. 사업부는 비즈니스가 어떤 구조로 되어있는지를 이미 알고 있고, 사장님의 특성을 알고 있었죠. 반면 저는 이제 막 이해하기 시작한 단계다 보니 디자인의 근거를 제대로 세우기가 어려웠어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비즈니스부터 내가 잘 이해하도록 파고들겠다.’는 전략으로 협의점을 찾을 때 큰 도움이 되었는데요. 이제부터 제가 취했던 전략을 소개해볼게요.
전략 1. 다른 사람들에게 최대한 쉽게 설명할 수 있을 만큼 이해도를 끌어올린다
당시 제가 받았던 프로젝트 기획서에는 ‘어떻게 이 기능을 구현할지’에 대한 기술적인 측면의 서술이 많았어요. 복잡한 도식과 표들이 있었는데, 결국 사용자가 어떤 과정으로 이 기능을 써야 하는지, 가장 중요한 기능이 무엇인지, 는 알 수 없었죠. 그래서 저는 복잡한 프로세스를 사용자인 사장님 관점에서 단계별로 최대한 단순화시켜 보기로 했어요.

복잡한 프로세스 도식화해보기
사장님이 어떤 동작을 해야 하는지 연상될 수 있게 이모지로 이해하기 쉽게 도식화를 했어요. 가령, “요즘 어떤 프로젝트해?”라고 물으면 이런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며 참고자료로 설명해 줄 수 있도록 만들었어요. 이렇게 정리해서 이해하고 나니 이 시점에서의 제가 이해하기 어렵다면 사장님 또한 사용하기 어려울 거라고 자신할 수 있게 되었어요.
전략 2. 비즈니스 임팩트를 파악해 디자인 우선순위를 정한다

이후 앞서 판단한 사용자의 흐름에 맞게 유저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PO와 함께 수정해 나갔어요. 유저 시나리오란 사용자가 어떤 상황이나 환경에서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어떻게 행동할 건지를 적어보는 것인데요 . 결국 사용자인 사장님이 중요하게 생각할 것들을 우선순위를 높여 디자인하면 설득에 크게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죠. 유저 시나리오에서는 WHO, FOR, WANT를 꼭 포함해서 작성하고 특히 비즈니스적 중요도를 PO와 판단했어요. 예를 들면 아래처럼요.

이렇게 작성하고 나니, 사장님에게 결제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디자인에 고려해야 할 1순위로 꼽혔어요. 사장님도 빠짐없이 결제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길 것이고 사업부도 빠짐없이 결제하면 voc 운영 건이 줄어들 테니 마찬가지로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했죠. 어떤 것이 중요도가 높은지 확인하게 되니, 디자인은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죠. 어떻게 결제를 유도(nudge)할지, 결제 기한을 놓치면 어떻게 기한 연장을 하게 할지 시각적으로 잘 풀어내기만 하면 되었죠.

이후에 사업부에 리뷰 전에는 논리가 빈약한 부분이 있는지 PO와 끊임없이 체크했어요. 아무래도 디자이너보다는 사업부와 협업을 많이 했던 PO가 사업부의 의견을 더 잘 예측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죠. (상대방이 어떤 것에 설득될까? 상상하며 설득의 키가 될 근거를 함께 작성했어요.)

PO와의 끊임없는 싱크
결론
결론적으로 비즈니스 이해도를 바탕으로 설계된 디자인을 설명하니 사업부도 큰 이견없이 수긍하게 되었어요. B2B 서비스의 디자인은 보이는 화면이 복잡하지 않아 요청받은 디자인만 하게 될 수 있지만, 숨겨져 있는 비즈니스 제약사항과 사용자의 행동을 정확히 파악해 탄탄하게 설계하는 것이 중요해요. 듣는 사람들도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우선순위를 꼽고 디자인을 해야 하죠. ‘결제정보 한눈에 보여주기’와 ‘결제기한 표시해 주기’를 디자인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했던 것처럼요.
느낀 점
흔히들 목소리가 큰 사람이 싸움에서 이긴다고들 하죠. 저는 그런 사람은 아니에요. 하지만 UX 디자인의 핵심은 공감을 바탕으로 한 문제 해결이라고 믿어요. 그래서 제가 가진 꼼꼼함과 집요함을 바탕으로 공감을 얻어내 협상을 이끌어보겠다는 마음으로 임합니다. 하물며 디자이너들을 설득하는 것도 어려운데, 타 부서를 설득하는 일은 항상 긴장되는 일이에요. 그렇지만 준비를 통해 ‘설득 성공’이라는 결과를 얻었을 때의 희열이 있어 더 재밌는 것 같아요. 주어진 요청대로만 디자인하는 것이 디자이너가 아니니까요.
원하는 디자인을 잘 견지할 수 있도록 그에 맞는 전략으로 화면을 설계하는 것이 UX 디자이너에게는 중요한 역량인데요. UX 디자이너가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설득해야 하는 만큼, 앞으로도 저는 단순히 화면부터 그리기보다는 다양한 전략으로 디자인에 임하려고 해요.
글에서 소개된 사례처럼 B2B 디자인이 단순해 보이는 것 같아도 실제로 난도가 높고 고려해야 할 사항이 정말 많은 것 같아요. B2B 분야에서 고군분투하고 계시는 디자이너들, 힘내서 크고 작은 문제들을 앞으로도 함께 해결해나가요!
추신. 바쁘시다면 이것만 알아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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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 및 편집: 이소연(Jetty) UX Wri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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