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gineering
카카오 AI가 법인카드 영수증을 처리하는 방법: AI 간편 정산 개발기
kakao tech카카오
2025년 8월 12일
원문에서 보기 ↗“직원들이 더 가치 있는 일에 집중하게 할 수는 없을까?”
모든 회사의 고민이자, 기술 조직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일 것입니다. 카카오 사내정보시스템 부서에서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AI 기술을 활용하여 직원들의 반복적인 업무를 줄이는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그 첫 번째 결과물이 바로 ‘AI 간편 정산하기’ 기능입니다.
수많은 영수증을 하나씩 확인하며 지출 항목을 입력했던 번거로운 법인카드 정산 과정. AI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을까요? AI 기술로 사내 업무 시스템을 혁신한 ‘AI 간편 정산하기’ 프로젝트의 개발 여정과 그 속에 담긴 기술 이야기를 공개합니다.
(참고) 사내정보시스템을 다룬 글이기에, 기술적인 내용을 최대한 배제한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반복 업무와의 전쟁 선포
“사장님, 여기 영수증이요!”
회식비, 야근 식대, 출장 교통비… 법인카드를 사용한 뒤에는 어김없이 ‘개인 법인카드 정산서’ 작성이 기다립니다. 매달 반복되는 정산 업무는 간단해 보이지만, 결제 건마다 예산 유형과 지출 항목을 분류하고, 영수증을 찾아 첨부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합니다.
특히 여러 장의 영수증을 모아 한 번에 정산할 때, 어떤 영수증이 어떤 결제 내역에 해당하는지 일일이 확인하는 작업은 상당한 피로감을 유발합니다.
저희는 이 ‘귀찮고도 중요한’ 업무를 자동화함으로써 회사 전체의 리소스를 의미 있게 절감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렇게 'AI를 통한 업무 효율화’라는 목표 아래, 개발팀은 AI TF를 구성하고 첫 번째 과제로 법인카드 정산 자동화를 선택했습니다.
AI 비서의 첫걸음, ‘AI 간편 정산’
'AI 간편 정산하기’는 이름 그대로 AI가 법인카드 정산 과정을 도와주는 기능입니다. 사용자가 여러 장의 영수증 이미지를 한 번에 업로드하면, AI가 각 영수증의 내용을 분석하여 알맞은 법인카드 결제 내역과 자동으로 연결해 줍니다.
AI 간편 정산의 핵심 기능
| 기능 | 설명 |
|---|---|
| 증빙 서류 자동 매칭 | 사용자가 모든 영수증 이미지를 구분 없이 일괄 업로드하면, AI가 이미지 속 텍스트(가맹점, 결제 금액, 날짜 등)를 인식해 올바른 결제 건에 자동으로 첨부합니다. |
| 정산 유형 자동 추천 | 사용자의 과거 정산 패턴과 결제 내역(가맹점명, 시간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야근 식대”, “팀 회식비” 등 가장 가능성이 높은 지출 항목을 AI가 먼저 추천합니다. |
사용자는 그저 AI가 추천한 내용을 확인하고 버튼 몇 번만 클릭하면 복잡했던 정산 업무를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마법의 비밀: OCR 기술과 LLM의 만남
이 편리한 기능의 중심에는 OCR(광학 문자 인식) 기술이 있습니다. OCR은 이미지 속 글자를 컴퓨터가 읽을 수 있는 텍스트 데이터로 변환하는 기술입니다. 하지만 영수증처럼 비정형적인 문서에서 정확한 정보를 추출하는 것은 기존 OCR 기술에겐 쉽지 않은 과제였습니다. 영수증마다 다른 양식, 구겨지거나 빛바랜 이미지, 복잡한 한글 표현 등은 인식률을 떨어뜨리는 주된 요인이었죠.
LLM, OCR의 한계를 넘어서다
최근 거대 언어 모델(LLM)의 등장은 OCR 기술을 한 단계 발전시켰습니다. LLM은 단순히 텍스트를 추출하는 것을 넘어, 문맥을 이해하고 정보를 구조화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 문맥적 이해: LLM은 '오빠닭’이 '오븐에 빠진 닭’이라는 프랜차이즈 식당 이름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이를 ‘식비’ 항목으로 분류할 확률이 높다고 추론할 수 있습니다.
- 구조적 데이터 추출: 영수증의 어느 위치에 있든 ‘합계’, '결제일시’와 같은 핵심 정보를 의미 기반으로 정확하게 찾아냅니다.
- 오류 보정 및 추론: '카카오T’를 '카카오E’로 잘못 인식했더라도, LLM은 전체 문맥을 고려해 '카카오T’가 맞다고 스스로 보정하거나, 근무 시간 외 발생한 교통비 내역을 보고 '야근 교통비’일 것이라고 추론할 수 있습니다.

’카나나’ 모델, 신의 한 수가 되다
프로젝트 초기, 저희는 여러 유명 해외 OCR 모델을 테스트했습니다. 하지만 '오빠닭’처럼 한국적인 표현이나 복잡한 한글 상호명을 정확하게 인식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해 준 것이 바로 카카오의 ‘카나나(Kanana)’ 모델이었습니다. 카나나는 이미지의 해상도나 명암비가 낮아도 98% 이상의 놀라운 정확도로 텍스트를 추출해냈습니다. 덕분에 저희는 영수증 인식률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었고, 이는 ‘AI 간편 정산’ 프로젝트의 성공을 이끈 결정적인 한 수였습니다.
개발 여정: 도전과 환희의 순간들
모든 프로젝트가 그렇듯, ‘AI 간편 정산’ 개발 과정에도 여러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가장 큰 도전은 한정된 리소스였습니다. 대부분의 팀원이 기존 업무와 TF를 병행했기에, 우선순위를 조율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열정적인 동료들이 있었기에 난관을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개인화 데이터를 정제하고 벡터화하여 유사도 기반으로 정답을 찾는 시스템을 개발 중이었는데, 어느 날 밤늦게 "벡터 질의만으로 정답률 80% 달성했습니다!"라는 메시지가 팀 채팅방에 울렸습니다. LLM의 복잡한 추론 단계를 거치기 전, 유사도 검색만으로 80%의 정확도를 확보한 그 순간은 팀원 모두에게 큰 기쁨과 확신을 주었습니다.
또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의 중요성도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같은 모델이라도 질문의 '위치, 어투, 표현’을 조금만 바꿔도 결과물의 품질이 두 배 이상 좋아지는 것을 경험하며, '프롬프트는 결국 심리전’이라는 저희만의 철학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미래를 향한 비전: AI 비서 ‘춘봉이’
'AI 간편 정산하기’는 저희가 그리는 더 큰 그림의 시작점입니다. 개발팀의 최종 목표는 모든 직원을 위한 개인화된 AI 비서, ‘춘봉이’(내부 애칭)를 만드는 것입니다.
'춘봉이’는 함께 일할수록 사용자의 업무 스타일과 맥락을 학습해 더 똑똑해지고, 때로는 사용자의 선택보다 더 나은 대안을 제시하는 진정한 '업무 조력자’가 될 것입니다. 아침에 출근하면 "어제 회의록을 바탕으로 오늘 할 일을 정리해 봤어요. 이 순서로 진행하는 건 어떠세요?"라고 먼저 말을 걸어주는 AI, 상상만 해도 즐겁지 않나요?
'AI 간편 정산’을 시작으로, 앞으로 더 많은 업무 영역에서 AI를 통해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나갈 카카오의 도전을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