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ML
AI 시대와 로봇 - 카카오테크가 만난 조규진 교수님
kakao tech, sue.cream카카오
2024년 8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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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의 기술 리더들이 로봇 분야의 권위자 조규진 교수님과 함께 ‘AI시대에 만난 로봇’ 세미나를 진행했습니다. 세미나에서는 로봇 기술의 글로벌 트렌드와 앞으로의 중요성, 그리고 하드웨어 기반 서비스에 대한 고민들을 논의했습니다. 조규진 교수님은 로봇 생태계의 구축과 미래 기술을 대비하기 위해 장기적인 비전과 조직 문화의 변화를 짚어 주셨으며, 카카오의 기술 리더들은 하드웨어 기술의 도입과 확장에 대한 관심을 나누었습니다.
‘AI시대에 만난 로봇 ’을 주제로, 세계적으로 저명한 로봇공학자 조규진 교수님(서울대학교)과 카카오 그룹사 기술 리더들의 기술세미나가 지난 8월 9일 저녁, 카카오 판교아지트에서 열렸습니다. 조규진 교수님은 소프트 로봇과 생체모사 로봇 분야에서 선도적인 연구를 이끌고 계시는데요, 이번 세미나에서는 로봇 기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나눠주셨습니다.
카카오테크는 왜 로봇과 하드웨어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을까요? 이번 글에서는 카카오 정규돈 CTO (이하 GD ), 카카오모빌리티 장성욱 미래이동연구소장(이하 Christopher)의 고민을 중심으로, 오갔던 대화를 일부 공유드립니다.

🔵 조규진 교수님 :
로봇 기술은 초기였던 1960년대에는 공장과 같은 통제된 환경에서 반복 작업을 수행하는 데 주로 활용됐어요. 1980년대에는 백팩형으로 들고 다닐 수 있는 로봇이 등장했고, 1990년대에는 서비스 및 의료 분야로 확장됐어요. 2000년대에는 휴머노이드와 생체모사 로봇이 개발되었고 사람이 일하는 환경에서 로봇이 일하게 하기 위해, 비정형 환경에서 작동할 수 있는 로봇 기술이 부각되었어요. 그런데 한 편으로 제가 주장해 오던 것 중 하나는, 오히려 로봇은 단순화하고 로봇친화적인 작업 환경을 조성하자는 것이었는데요, 요즈음은 공간을 만들 때부터 로봇의 활동을 염두에 두기도 하고, 그런 사례가 늘고 있어요.
지금은 부품 기술과 3D 프린팅의 발전 등으로, 로봇 개발의 이터레이션(iteration)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어요. 예를 들어 일론머스크가 2022년에 휴머노이드를 하겠다고 선언하고 거의 1년 만에 로봇을 발표해서 모두를 놀라게 하기도 했어요. 이 로봇이 기계적으로 과거의 로봇과 크게 다른 것은 아니었지만, OpenAI의 모델을 탑재하면서 사람과 훨씬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고 언어를 해석해서 이해할 수 있었어요. 방대한 디지털 데이터를 기반으로 AI는 빠르게 발전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인데요, 반면 로봇 분야에서는 물리적 데이터의 부족이 여전히 도전 과제로 남아있어요.

AI, 로봇, 그리고 연결
🟡 GD :
AI와 대규모 언어 모델(LLM) 기술이 발전하면서, 가상의 존재와 대화하고 소통하는 것이 현실이 되어가고 있어요. 그런데 이것이 단순히 디지털 세상에서의 소통에 머물지 않고, 점차 물리적인 실체를 가진 대상과 상호작용하게 될 것 같아요. 그 실체가 휴머노이드 로봇이 될 수도 있고, 인공지능 스피커나, 모빌리티 차원의 공간이 될 수도 있겠지요. 이렇게 생각하는 주요한 이유는 음성 데이터 기술의 발전이에요. 기존에는 음성 데이터를 사용하고 처리하는 코스트나 정확도가 좋지 않아서, 그냥 텍스트를 타이핑을 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선호했는데요, 이제는 음성 인식의 정확도도 올라가고 데이터 처리 기술이나 인터페이스가 많이 발전한 것 같아요. 그래서 기존의 터치 인터페이스와 텍스트 기반의 소통뿐 아니라, 이제는 음성을 비롯한 새로운 형태의 인터페이스로 하드웨어와 소통하고 로봇과 관계를 형성하는 측면을 고민하게 되는 것 같아요.

🔵 조규진 교수님 :
또 한 편으로는, 예전에 핸드폰은 의사소통을 하는 도구였는데 지금은 하나의 생태계가 만들어졌잖아요. 로봇도 점점 그런 생태계가 만들어질 것 같아요. 모바일 서비스는 안드로이드와 iOS 같은 운영체제 위에 어플리케이션을 탑재할 수 있지만, 로봇 분야는 각자가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처음부터 알아서 짜서 사용했어요. 따로 개방 시스템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NVIDIA가 로봇 운영 체제(ROS)와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무료로 공개함으로써 로봇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어요. 이 생태계에 많은 로봇들이 모일 수 있게 되는 거죠. 앞으로 이 ROS가 어디까지 오픈될지는 아직 알 수 없고, 모든 로봇들이 공통적으로 쓰는 플랫폼이 만들어지는 것은 물론 쉽지 않아 보이지만, 이런 상황에서 서비스를 만들어 간다면, 결국은 경쟁력 있는 사용성이 중요한 것 같아요. IT 분야에는 UX 디자이너가 많이 있지만, 로봇 UX 디자이너는 아직 많지 않아요. 로봇을 사용하기 위한 UX에 대한 고민들은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 같고, IT UX 디자이너들이 로봇 디자인 분야에 점점 들어오시면, 더 좋은 로봇 서비스가 나올 거라고 생각해요.

로봇을 서비스에 도입하는 결정
🟠 Christopher :
카카오모빌리티에서는 (직접 로봇을 제조하지는 않지만) 건물 내에서 로봇을 활용한 층간 수직 물류 이동 서비스를 시작하는 단계에 있어요. ‘LG 전자’나 ‘베어 로보틱스’ 등 제조사의 로봇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것인데요, 이 로봇들의 주행 능력은 뛰어나지만 작업 관리(task management), 우선순위 설정, 건물 인프라와의 연결 등에서는 아직 완벽하지 않은 부분이 있어요. 그래서 저희는 플랫폼을 통해 이런 기능들을 제공하고, 이를 기반으로 로봇의 이동 효율 극대화와 일반 주거/병원/사무실 등 다양한 공간에도 적용 가능한 범용성을 확보하고 있어요.
시작 단계이다 보니 여러 고민들이 있는데요, 결국엔 좋은 활용 사례(use case)를 만들고 이를 확산시키는 것이 아주 중요하고 어려운 과제인 것 같아요. 교수님께서 말씀해 주신 것과 같이 비정형 환경의 개선이나, 좋은 활용 사례나, UX일 수도 있고, 또 아예 기존의 규칙 기반(rule base)으로 움직이는 로봇이나 자율주행차의 지능(intelligence)이 조작(manipulation)에서 생체모사로 넘어가는 것이 필요할 것 같기도 하고, 많은 허들이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현실적으로 기업이 서비스에 로봇을 도입하려 할 때, 사업적인 변곡점(inflection point)을 넘어서기 위해 어떤 요소들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지 인사이트가 필요한데요, 교수님은 어떤 요건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 조규진 교수님 :
뻔한 답변이지만 결국은 투자 대비 수익률(ROI, Return on Investment)로 판단하게 될 텐데요, 효과와 비용을 각각 어떻게 바라보느냐의 문제일 것 같아요.
로봇을 도입하려면, 해당 기술이 장기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가치를 이해해야 해요. 로봇 산업은 물리적인 하드웨어와 연결되어 있어서, 기존의 소프트웨어 중심 사업과는 다른 성장 패턴을 보일 거예요. 그래서 로봇은 좀 더 긴 호흡을 가지고 접근해야 하며, 10년, 20년 후에도 지속 가능한 기술로 발전시켜야 해요. 이것은 오히려, 일단 시장에 잘 진입한다면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는 뜻이기도 해요.
하드웨어가 들어가면 새로운 비용 요소가 발생하게 돼요. 예를 들어 기기의 오작동, 환경 변수, 데이터의 신뢰도 등, 기존의 소프트웨어 서비스에서는 고려하지 않아도 되었던 다양한 이슈들이 나타날 거고, 이를 효율적으로 극복하는 것이 중요해져요. 그리고, 로봇 기술이 적용될 환경도 중요한데요, 요즈음은 아예 건물을 지을 때부터 로봇 친화적으로 디자인하는 등, 로봇이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서 ROI를 개선하려는 노력들도 하고 있어요.
결국 로봇 기술은 단기적으로 빠른 성과를 거두려 하기보다는,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꾸준히 투자하고, 로봇이 도입될 환경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중요해요. 또 한 편으로는 도메인 전문가와 기술 전문가의 협업도 중요해요. 로봇 기술뿐만 아니라 해당 도메인을 깊이 이해하고 있는 전문가들이 함께 해야 해요. 도메인 전문가들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길을 찾아낼 수 있는 인사이트를 제공할 수 있으니까요.

언젠가는 다가올 미래, 어떻게 준비할까?
🟡 GD :
하드웨어와 결합된 서비스가 중요해지는 흐름이 점점 더 보여서 로봇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 실감 나는 것 같아요. 카카오 그룹사 중에서도 카카오모빌리티가 자율주행이나 정밀지도 등에서 하드웨어를 하고 있긴 하지만, 향후 몇 년 안에는 좀 더 적극적으로 하드웨어 기술을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지금은 카카오의 음성 인식 기술이 아파트의 월패드나 자동차 등에 들어가 있는 형태로 소프트웨어 중심의 접근을 하고 있는데요, 앞으로 하드웨어 중심의 서비스도 만들어가려면 무엇을 준비하면 좋을까요?
🔵 조규진 교수님 :
과거의 카카오가 한 번에 많은 사용자들을 만족시키며 빠르게 성공했던 전략이 하드웨어 영역에서는 잘 통하지 않을 수 있어요. 예를 들어 로봇청소기의 사례를 보면, 초기의 로봇청소기의 성능은 완벽하지 않았지만 일부 고객들의 수요가 반응했고, 기능은 시장에 자리 잡으면서 점차 개선되었어요. 이런 식으로 하드웨어는 한 번에 모두를 만족시키는 방식이 아니라, 수요가 있는 일부의 고객들과 피드백을 하며 점진적으로 발전하고 자리 잡는 방식인 것 같아요.
조직 문화도 다를 수 있어요. 모바일 서비스처럼 짧은 사이클로 애자일하게 움직이는 조직문화는 하드웨어의 특성과 잘 맞지 않을 수 있거든요. 하드웨어 개발 프로젝트는 긴 호흡으로 가져가야 하기 때문에 긴 사이클에 맞는 조직 문화도 필요해지는 것이죠. '룬샷(Safi Bhacall 지음, Loon shots)'이라는 책이 있는데, 그 책의 표현을 빌리자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내는 '물 같은 조직’과 그걸 실현하는 '얼음 같은 조직’이 동적 평형을 이뤄야 계속해서 혁신할 수 있어요. 동적 평형이라고 표현한 것은 물과 얼음이라는 서로 다른 두 상태가 모두 존재하면서, 때에 따라 물은 얼음이 되기도 하고, 얼음이 물이 되기도 하는 동적인 변화 안에서 균형을 이루는 조직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예요. 사업화를 해서 구체적인 프로젝트가 시작되더라도 여전히 자유로운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들이 필요한 것이지요.
마치며
AI가 큰 변화의 물결로 우리 삶에 먼저 찾아와서 그 신기함에 잠시 잊고 지냈지만, 현실을 사는 우리에게는 내 눈앞, 내 바로 옆의 하드웨어가 중요한 역할을 하겠다는 것을 생각하게 된 세미나였습니다.
끝으로, 조규진 교수님이 조직위원장으로 계시는, 전 세계 최대의 로봇 학술대회인 ICRA(International Conference on Robotics and Automation)가 2027년에 서울에서 열린다고 합니다. 그때는 세상의 하드웨어 기술이 얼마나 발전해 있을지, 로봇 생태계는 어떤 모습이 되어 있을지 기대해 봅니다.


📚시리즈의 글
- 모든 기술은 처음이 있었다 - 카카오테크가 만난 Andi Gutmans
- (현재 글) AI 시대와 로봇 - 카카오테크가 만난 조규진 교수님
- AI Agent와 개발자 - 카카오테크가 만난 Thomas Dohmke
Directed by Yang.me
Photo by Derek.s
Written by Sue.cre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