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얼 디자이너는 AI로 어떤 문제까지 도전해볼 수 있을까?
2026년 9월 2일
원문에서 보기 ↗글. 한동현(Noah) / Product Brand Designer

안녕하세요, 여기어때 플랫폼 디자인팀의 노아입니다. 플랫폼 디자인팀은 여기어때의 프로덕트와 인터널 브랜딩 전반에서 일관된 디자인을 만들어가고 있어요. AI를 활용하면서 비주얼 디자이너가 할 수 있는 일도 점점 넓어지고 있는데요. 이제는 그래픽을 만드는 것을 넘어, 브랜드와 사용자 경험을 일관되게 전달하는 방법까지 고민하게 되었어요.
여기어때에서는 서비스와 브랜드를 소개하기 위해 다양한 소개서와 세일즈 덱을 만들고 있어요. 이런 자료들은 여기어때를 보여주는 중요한 접점인 만큼, 내용에 맞는 구조와 비주얼을 만드는 과정에 디자이너가 함께하고 있어요. 하지만 자료마다 목적과 내용이 달라 필요한 장표를 새롭게 구성하고 디자인하는 작업이 반복되고 있었어요. 그 과정에서 "AI를 활용하면 디자이너가 반복해서 하던 일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질문이 생겼어요.
이번에는 이 질문을 소개서와 세일즈 덱 제작에 적용해봤어요. 디자이너가 매번 고민하던 과정을 AI와 연결해 하나의 제작 방식으로 만들고, 더 나아가 영업팀을 비롯한 구성원들도 직접 소개서를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였어요.
AI 기반 소개서 빌더를 만들게 된 이유

기존 소개서 제작 과정에는 디자이너의 반복적인 공수가 많이 들어갔어요. 새로운 소개서를 만들 때마다 어떤 정보를 어떤 순서로 보여줄지, 어떤 레이아웃을 사용할지, 어떤 그래픽을 활용할지 계속해서 판단해야 했어요.
이런 작업이 반복되면서 디자이너의 피로도도 자연스럽게 누적되었고, AI 시대에 맞춰 소개서를 만드는 방식 자체를 바꿔볼 필요가 있다는 고민이 생겼어요. 다행히 내부에는 UX Writer 제티가 정리한 소개서 제작 SOP가 이미 존재하고 있었어요. 서비스 개요, 타겟, 핵심 가치, FAQ처럼 소개서에 필요한 정보를 어떤 방식으로 정리해야 하는지 정의한 표준 프로세스였어요.
이 SOP를 단순한 가이드로 사용하는 대신, AI가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구조로 발전시켜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소개서를 만들 때마다 디자이너가 반복적으로 판단하던 기준을 구조화하고, 이를 AI와 결합하면 소개서 제작 과정 자체를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AI 소개서는 어떻게 만들었을까요?
- 더 나은 제작 방식을 찾기 위한 과정

처음부터 직접 빌더를 만든 것은 아니었어요. 먼저 Gamma, Genspark와 같은 AI 기반 템플릿 서비스를 활용해 여기어때만의 소개서 템플릿을 만들어보려고 했어요. 하지만 실제로 사용해보니 원하는 수준으로 나오기도 어려웠고, 다양한 소개서와 활용 사례에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었어요.
이후 Google Canvas를 활용해 직접 빌더를 제작하는 방식도 시도했어요. 하지만 공유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렌더링이나 레이아웃이 달라지는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했어요. 이러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한 가지를 알게 되었어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히 AI가 소개서를 만들어주는 서비스가 아니었어요. 여기어때가 소개서를 만드는 방식 자체를 이해하고, 그 기준 안에서 일관된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제작 시스템이 필요했어요.
2. 기존 소개서 데이터 모으기

제작 시스템(빌더)을 만들기 전에 먼저 기존 소개서를 살펴봤어요. 그동안 UX Center에서는 다양한 온·오프라인 소개서를 제작해왔고, Figma에는 많은 소개서가 쌓여 있었어요. 우리는 이 자료들을 하나씩 살펴보면서 어떤 내용이 반복해서 사용되고 있는지 찾아봤어요.
3. 여기어때의 소개서 제작 방식 구조화

다음으로는 이렇게 정리한 페이지를 Main Cover, Index, Intro와 같은 카테고리로 분류했어요. 그리고 각 카테고리 안에서도 서로 다른 레이아웃을 Type으로 구분했어요. 이때 그래픽이나 컬러 같은 시각 요소는 우선 제외하고, 소개서에서 자주 사용되는 레이아웃과 타이포그래피 체계를 먼저 정리하는 것을 1차 목표로 삼았어요.
정리한 레이아웃은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구현해야 했어요. Google Antigravity의 Pencil Extension을 활용해 정리한 레이아웃을 코드로 구현하면서, 각각의 Type이 실제 화면에서 어떻게 동작하는지 확인했어요. 이를 통해 Figma에만 존재하던 디자인 규칙을 웹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바꿔나갔어요.
4.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는 웹 빌더 제작


이후 Claude를 활용해 소개서 제작 웹 빌더 형태로 구체화시켰어요. 사용자는 웹 브라우저에서 필요한 정보를 직접 입력하거나 기존 SOP 파일을 추가할 수 있어요. AI는 입력된 내용을 이해하고 적절한 카테고리와 Type으로 분류한 뒤, 정리된 구조에 맞춰 소개서를 생성하도록 만들었어요.
AI 소개서 빌더는 이렇게 사용할 수 있어요
- 3가지 타입으로 사용할 수 있어요

사용자가 내용을 입력하는 방식도 세 가지로 나누었어요. 질문지에 답하면서 소개서를 만드는 입력 모드, 기존 회사 소개서를 업로드해 내용을 분석하는 원클릭 모드, 그리고 사용자가 직접 내용을 작성하는 수동 모드예요. 입력된 정보는 AI가 분석해 내용에 알맞는 화면으로 변환해줘요.
2. 입력 모드를 추천해요. 소개서 초안을 작성하면 소개서를 생성해줘요

처음 소개서를 만드는 사용자에게는 입력 모드를 추천하고 있어요. 서비스 개요, 타겟 사용자, 핵심 가치 제안 등 필요한 내용만 작성하면 AI가 이를 분석해 소개서 초안을 만들어주기 때문이에요.
3. 디자인보다 내용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어요

소개서를 만들다 보면 어떤 레이아웃을 사용할지, 어떤 장표를 추가할지, 어떤 순서로 내용을 보여줄지 고민하는 데 많은 시간이 들어가요. 하지만 이 빌더에서는 이러한 디자인 결정을 사용자가 매번 새롭게 할 필요가 없어요. 이미 정리된 템플릿을 기반으로 AI가 소개서의 형태를 만들어주기 때문이에요.
사용자는 소개서의 디자인을 만드는 대신, 전달하려는 내용과 메시지가 잘 담겼는지 확인하는 데 더 집중할 수 있어요.
4. 필요한 부분은 AI로 다시 부분 수정할 수 있어요

AI가 만들어준 결과물이 항상 완벽한 것은 아니에요. 그래서 전체 소개서를 다시 생성하지 않아도 필요한 부분만 선택해 수정할 수 있도록 했어요. 특정 문장이나 내용이 어색하거나 원하는 방향과 다를 경우 AI에게 맥락을 설명하면 해당 부분을 다시 작업할 수 있어요.
5. 필요한 그래픽도 소개서 안에서 만들 수 있어요

소개서를 만들다 보면 어떤 이미지를 사용해야 할지 고민되는 순간이 있어요. 그래서 소개서 제작 과정 안에서 바로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도록 했어요. 이전 블로그글에서 그린이 제작한 디자이너의 상상을 현실로: 여기어때 아이콘 생성기 제작기 기능을 연동해, 원하는 분위기나 콘셉트를 입력하면 소개서 내용에 맞는 그래픽을 바로 생성할 수 있도록 했어요. 이제는 별도의 툴을 오가거나 이미지를 찾고 제작하는 데 시간을 쓰지 않아도 돼요. 소개서 작성부터 그래픽 생성까지, 하나의 흐름 안에서 해결할 수 있어요.
AI 소개서 사용성 피드백 및 보완
이렇게 만든 빌더가 실제 업무에서도 잘 작동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약 1~2주간 PO를 대상으로 사용성 UT를 진행했어요. 그 결과 기존에 정의한 SOP와 템플릿 안에서는 슬라이드가 비교적 일관된 디자인으로 잘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실제 PPT를 제작하다 보면 기존에 정의된 템플릿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운 새로운 내용이나 상황이 발생했어요. 이 경우 SOP외 다른 텍스트를 추가하면 기존 슬라이드와 다른 디자인 방향으로 결과물이 만들어진다는 피드백을 받았어요. 이를 통해 정해진 템플릿 안에서의 일관성은 확보했지만, 새로운 내용이 추가되었을 때 기존의 디자인 패턴과 규칙을 유지할 수 있는 확장성은 아직 부족하다는 점을 확인했어요.
앞으로는 새로운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디자이너가 새로운 템플릿을 추가하는 방식이 아니라, 기존에 구축한 템플릿과 디자인 패턴을 AI가 이해하고, 새로운 내용에도 기존 디자인과 유사한 방향으로 적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다음 과제가 되었어요.
마무리하며
AI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고, 그에 따라 디자이너가 다룰 수 있는 영역도 계속 넓어지고 있어요. 우리는 앞으로도 AI를 활용해 반복적인 업무를 줄이고, 더 일관된 사용자 경험과 브랜드 경험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실험을 이어갈 예정이에요. 소개서 제작 과정에서 시작된 이 도전처럼, 앞으로도 새로운 문제를 발견하고 더 나은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을 계속 만들어가려고 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