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gineering
UX Writer, 1년 동안 어디까지 할 수 있게? (2)
여기어때 UX Center여기어때
2022년 12월 15일
원문에서 보기 ↗글. 유다정(Didi) / UX Writer
<2편: Writer에서 Maker가 되다>
UX 라이터의 작업물은 확실해요. 바로 ‘글’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멋진 문장과 명확한 단어를 썼다고 해도 텍스트만으로 제품을 만들 순 없습니다. 건축으로 비유하면 글은 건물을 만들 때 필요한 여러 자재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자재도 중요하지만 결과적으로 ‘사람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든다.’는 목표를 달성해야 합니다. 여기어때 UX 라이터는 유려한 문장 쓰기 자체가 목표가 아닌, ‘사용자가 쓰기 쉽고 편한 제품을 만든다.’를 지향하는 ‘Maker’의 마음가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사실 팀에 처음 합류했을 땐 UX 라이터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아는 팀원이 거의 없었어요. 같이 제품을 만들어가는 팀원보다는 제품 밖에서 국어 문법적인 조언을 해주는 사람(?)으로 오해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UX 라이터들은 디자이너와 마찬가지로 사용자의 문제를 해결하는 일을 할 수 있고, 또 해야 한다고 믿었어요. 더불어 제품의 주요 의사 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죠.
유저 리서치 참여하기
여기어때는 AB 테스팅 문화가 활발합니다. 저도 하반기 내내 ‘AB 테스트 위한 풀 스택 TF 팀’ 소속으로 여러가지 라이팅 AB 테스트를 작업했어요. 팀의 하반기 목표 중 하나는 ‘미리 예약 늘리기’였습니다. 미리 예약이란 사용자가 숙소를 예약할 때, 며칠 전이나 일주일 전에 예약하는 게 아닌 한 달 또는 세 달 전까지 미리 결제하는 것을 말합니다. 미리 예약은 사용자가 원하는 숙소를 놓쳐버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비즈니스 면에선 미래의 인벤토리 판매율까지 증가시켜 제휴점에게 서비스의 강점을 어필할 수 있게 합니다.
그런데 ‘미리 예약을 늘리자!’라고 무작정 작업을 시작하니 어떤 메시지로 사용자에게 넛징을 해야 할지 잘 그려지지 않더군요. 우선 실제로 숙소를 미리 예약하는, 또는 미리 하지 않는 사용자의 행태를 알고 싶었어요. 그래야 어떤 문장이 사용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지 파악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마침 UX 디자이너도 사용자 리서치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고, 함께 지인 대상으로 미리 예약 사용 행태에 대한 간단한 인터뷰를 바로 진행했습니다.

각자 4~5명을 인터뷰하고 인사이트를 공유하고 나니 어느 정도 사용자 경험의 패턴이 보였어요. 미리 예약에 대한 사용자의 마음을 알고 나니 어떤 문장이 넛징 포인트가 될지 감이 잡혔습니다. 또, 디자이너와 함께 리서치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디자이너가 어떤 UI를 고려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고, 어떤 길이감의 문구가 좋을지 빠르게 티키타카 해볼 수도 있었어요.

배포 후 예약 건수와 GMV가 모두 유의미하게 증가했던 미리 예약 넛징 실험. 라이팅의 영향도 매우 컸다!
원페이저 함께 논의하기
라이팅은 적은 공수로 빠른 시간에 성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AB테스트에서 인기가 많은 소재입니다. 제가 속한 AB 테스트 풀스택 팀에서도 4달 동안 17개의 실험을 배포했는데, 그중 10개 실험이 라이팅 변경 사항을 포함하고 있어요.
AB 테스트에 라이팅 소재가 포함될 땐 UX 라이터가 원 페이저(1 pager)의 초안 단계부터 참여해 문제와 가설이 명확한 지 확인하며 PO와 함께 실험 방향의 싱크를 맞춰나갑니다.

원 페이저엔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 가설, 성과 지표 등 프로젝트의 뼈대가 모두 포함되어있기 때문에 UX 라이터가 작업을 시작할 때 이 내용을 잘 소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프로젝트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수록 라이팅 작업 과정이 수월하기 때문이죠. 또, 라이팅에 대한 피드백을 받을 때도 PO, 디자이너와 실험 목표에 대한 싱크가 다 맞춰져 있기 때문에 디벨롭 방향에 대한 의사 결정도 빠릅니다.
디자이너와 UX 인사이트를 공유하기

AB 테스트는 배포로 끝나지 않습니다. 실험에서 이기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어떤 것을 얻었는지 러닝을 정리해요. AB 테스트 프로젝트의 한 지점이 끝났을 때엔 제가 리드해 Uxer들끼리 UX 인사이트를 나누고 러닝을 정리하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어요. 회고를 통해 라이팅과 디자인을 통합적으로 바라보고 분석해볼 수 있었어요.

칭찬받으려고 한 건 아닌데 칭찬해주시면 더 좋아요(?)
이렇게 유저 리서치, 원페이저 리뷰, UX 인사이트 분석 등 제품 의사 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UX 라이터는 제품에 대한 넓은 시야를 가진 ‘Maker’로 자리 잡을 수 있었어요. 이점이 올해의 괄목한 성과라는 확신이 듭니다 (UX 라이팅 화성에서 감자 재배에 성공했어요!).
또, 개인적으론 디자이너나 PO분들과 동일선상에서 제품에 대한 토론을 하고, 일 년 동안 10개가 넘는 도메인의 라이팅을 작업하며 시니어 UX 라이터로서의 경험치도 쌓인 듯합니다.

UX 라이터, 어디까지 할 수 있게?
패기 있게 착륙한 화성에서 모든 것을 처음부터 짓다보니시행착오가 많았어요. 그래도 혼자가 아니라 함께 뜨겁게 고민해주는 UX 라이터 동료가 있어 긍정의 온도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또 하나의 원동력은 ‘UX 라이터의 역할을 내 방식대로 정의하고 싶다.’는 마음이었어요. UX 라이터는 콘텐츠 마케터, 카피라이터 등 다른 업무에서 전직한 분이 많습니다. 그만큼 과거 경험에 따라 개인의 강점이 다르고, 이를 어떻게 발휘하냐에 따라 직무에 확장성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점이 직무의 매력이기도 하고요. ‘UX 라이터가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엔 사실 정답이 없는 셈이죠.
연말인 지금 일 년을 돌아보니 수확을 마친 농부의 마음이 듭니다. 든든하면서도 감사한 마음이요. 이제 여기어때 제품팀에서 UX 라이팅과 UX 라이터는 꼭 필요한 존재로 자리 잡았습니다.
올해 열심히 밭을 다져 놨으니, 내년엔 더 큰 왕감자를 수확할 수 있길 바라봅니다. 그럼 저는 이제는 꽤 모양새가 갖춰진 농장에 오늘도 출근하러 가보겠습니다!

✔️ 글쓴이를 더 알고 싶다면?: 링크드인
그래픽: 김제린(Riny) Visual Interaction Designer
도움: 이소연(Jetty) UX Writer, 정진숙(Renee) Product Owner, 이태서(Marc) UX Designer
*해당 글과 이미지를 인용 또는 재가공 시 출처를 꼭 밝혀주세요.